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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판 조희팔 사건’…자료만 6t 분량


입력 2024.01.12 06:10 수정 2024.01.12 06:10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16조원대 횡령한 부동산 재벌…3월 15일부터 재판 시작

16조원 규모의 사기 혐의에 연루된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그룹의 쯔엉 미 란 회장 ⓒVN프레스/연합뉴스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을 횡령한 일당에 대한 재판이 오는 3월 시작된다.


베트남 매체 VN프레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베트남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팟 홀딩스의 쯔엉 미란 회장을 포함한 피고인 80여명의 재판은 오는 3월15일 시작될 예정이다. 란 회장은 측근들과 공모해 자신이 91.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이공상업은행(SCB)으로부터 304조동(약 16조 3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0월 경찰에 체포돼 같은 해 12월 기소된 바 있다.


란 회장은 중국계 베트남 사업가로 1990년대 호텔을 설립해 숙박업과 요식업 등으로 부를 쌓았다. 이후 부동산 사업에 뛰어든 그는 호찌민시에서 다수의 개발 수주를 따내며 점차 재산을 늘렸다. 이번에 문제가 된 SCB도 사실상 란 회장이 소유한 은행이다. 그는 이 은행 직원들을 포섭해 불법 회사채를 발행하고 허위 대출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오랫동안 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횡령한 304조동은 베트남 전체 GDP의 3%에 해당한다.


기소된 80여명에는 란 회장 일당 뿐만 아니라 이들을 도운 국영은행 관계자와 감사 공무원, 사건 담당 검찰 등이 포함됐다. 검찰 측은 란 회장이 공무원과 경찰들에게 준 뇌물의 규모만 약 67억원에 달한다며 이들도 모두 공범으로 간주하고, 함께 기소했다고 밝혔다. 란 회장 측은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인만 수백명을 고용했다.


검찰 측과 란 회장의 변호인단 측은 벌써부터 기싸움에 돌입했다. 양측은 지난 10일 기준 법원에 자료만 104개 상자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무게로 환산하면 6t에 달하는 양이다.


최근 반부패 방지 캠페인에 집중하고 있는 베트남 공산당은 이들에 대한 재판 과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은 이날 “이들에 대한 재판은 보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수행돼야 한다”며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경제 사범들과의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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