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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2명,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냉장고서 최후"…검찰, 친모에 징역 15년 구형


입력 2024.01.18 17:53 수정 2024.01.18 19:05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검찰, 18일 30대 친모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 결심 공판서 징역 15년 구형

"피해자들,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떠나는 순간까지 냉장고 안에서 최후 맞이"

"신생아 두 명, 꽁꽁 언 채로 죽어있어…엄히 처벌할 필요 있어"

피고인 "아이들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였지만…순간의 잘못된 판단 깊이 반성"

영아 2명을 살해한 뒤 시신을 수년간 냉장고에 보관해 온 혐의로 구속된 친모 고모씨가 지난해 10월 30일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시스

검찰이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30대 친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하며 "피해자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이름 한 번 불려보지 못하고 떠나는 순간까지 냉장고 안에서 최후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수원지법 형사12부(황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30대 A씨의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신생아 두 명은 꽁꽁 언 채로 죽어있었다"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마였지만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보듬어야 할 아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며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적으로 허덕이고, 이 아이들조차 지킬 수 없다는 찰나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들 모두에게 되돌릴 수 없는 일을 저질러 깊이 반성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피고인 신문에서 시체를 냉장고에 보관한 이유를 묻자 "아무 데나 버릴 수 없었고 직접 장례를 치러주고 싶었다"며 "하루에 몇번씩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다른)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 보면서 욕심이 생겼다"고 대답했다.


A씨는 이날 변론 종결에 앞서 약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정신 감정을 받았다.


그는 범행 당시 우울증 증상을 겪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검증 능력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증상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지난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출산한 아기 둘을 살해한 뒤 시신을 거주지인 아파트 내 냉장고에 보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남편 B씨와의 사이에서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던 그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또 임신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8년 11월쯤 넷째 자녀이자 첫 번째 살해 피해자인 딸을 병원에서 출산한 후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살해했다. 2019년 11월에는 다섯째 자녀이자 두 번째 살해 피해자인 아들을 낳은 뒤 병원 근처 골목에서 같은 방식으로 숨지게 했다.


A씨는 아기들의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의 범행은 올해 5월 감사원이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그림자 아기' 사례를 발견하면서 드러났다.


A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8일 열린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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