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볼보 부러웠나… '길치' 수입차들도 '티맵' 심는다


입력 2024.02.13 06:00 수정 2024.02.13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벤츠, 신형 E클래스부터 티맵 내비 탑재

BMW, 뉴 X1 고성능 모델에 최초 탑재

자체내비 고수했지만… 인포테인먼트 중요성 높아져

일찌감치 티맵 우물 판 볼보, 판매량·이미지 제고

티맵 내비게이션이 BMW 최초로 탑재된 뉴 X1 M35i xDrive ⓒBMW코리아


오랫동안 국내 소비자들에게 '길치' 오명을 썼던 수입차 내비게이션에 '국민 내비' 티맵이 탑재되고 있다. 사용자에게 꼭 맞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데다, 먼저 티맵에 손을 내민 일부 수입차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그간 수입차 구매의 큰 걸림돌 중 하나였던 내비게이션 장벽이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지난 7일 올해 첫 신차인 'X1 M35i xDrive' 모델에 티맵 기반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을 최초로 탑재했다. BMW가 티맵 기반 내비게이션을 차량 자체 인포테인먼트에 탑재한 것은 처음이다.


BMW는 2019년부터 티맵과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를 제공받는 동시에 BMW 자체 인포테인먼트에 탑재하기 위한 개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되는 HUD(헤드업디스플레이) 등과 연동하고, BMW 차량에 최적화 시키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BMW 차량 중 티맵 내비게이션이 탑재된 모델에서는 교통상황을 포함한 모든 지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최적화된 경로안내를 받게 된다. 전기차 모델의 경우 충전 최적화 경로를 안내하는 등 차량에 특화된 차별화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BMW 관계자는 "티맵 내비게이션은 올해 X1을 시작으로 2시리즈 액티브투어러 등 일부 모델에 우선 적용되며 차종마다 출시되는 사이클 주기가 달라 탑재되는 시기는 상이하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9년부터 티맵과 함께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지난달 출시한 신형 E클래스에 최초로 티맵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벤츠 차량에 최적화된 차량용 내비게이션으로 자체 탑재된다.


벤츠는 신형 E클래스를 시작으로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는 모든 모델에 티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사실상 앞으로 출시되는 신차에는 기본적으로 티맵이 탑재된다는 의미다.


벤츠 신형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국내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하는 투톱 업체인 만큼 벤츠와 BMW가 자체 내비게이션으로 티맵을 탑재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깊다. 특히 그간 수입차 브랜드들은 국내 상황과는 맞지 않는 글로벌 통용 내비게이션을 그대로 탑재시켜 '길치'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꾸준한 길치 오명에도 꿋꿋하던 수입차 업체들이 돌연 국민 내비를 장착하고 나선 것은 최근 자동차 업체의 경쟁력이 인포테인먼트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과거 역사 깊은 엔진성능이 최고였던 내연기관차 시대가 저물고 미래차 시대로 접어들며 차량 내에서 시간을 보내고, 운전자 개개인에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똑똑한 인포테인먼트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앞다퉈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벤츠와 BMW의 경우에는 한국이 중요한 시장 중 하나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 기능을 탑재할 필요성이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벤츠의 E클래스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고, BMW 5시리즈도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1위 판매국이다.


게다가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일찌감치 티맵을 탑재했던 볼보의 성장세도 수입 브랜드들의 티맵 탑재를 부추겼을 것으로 보인다. 볼보는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300억원을 투자해 2021년부터 업계 최초로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선보인 바 있다.


최근 5년간의 성장세를 보면 더욱 눈부시다. 지난 2020년에만 해도 국내에서 총 1만 2798대를 판매했던 볼보는 티맵을 탑재한 2021년엔 1만5053대를 판매했고, 지난해에는 1만7018대까지 늘면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4번째로 많은 차를 판매한 브랜드로 올라섰다.


볼보, 랜드로버, 지프에 이어 수입차 투톱 브랜드인 BMW, 벤츠까지 가세하면서 앞으로 수입차 브랜드에 티맵이 기본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가 안전 마케팅이나, 친환경 노력도 강조를 많이 해왔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장 크게 다가갔던 것은 티맵 기본 탑재였을 것"이라며 "벤츠와 BMW가 내비게이션을 티맵으로 바꾼다면 이제 티맵을 탑재하지 않은 브랜드에 오히려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