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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이냐, 韓이냐"…국민의힘은 '마케팅' 고민 중


입력 2024.02.14 06:00 수정 2024.02.14 06:00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與, 김건희 리스크에 "당과 따로" 목소리

'지지율 정체' 대통령보단 가시적 효과 낼

한동훈 위원장과 '함께 가기' 분위기 감지

'그래도 尹'도 여전…공천 후 행보에 눈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옆자리를 누구로 채워야 하는지 여부에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여당의 지위를 갖게 해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생각보다 높지 않은 지지율을 고려했을 때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이에 대다수의 후보들은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을 통해 기존 지지자들의 표심은 물론이고 중도·외연 확장까지 노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경기 수원정 출마를 선언한 이수정 예비후보는 1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해명을 두고 "지역민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그건 어떻게 보면 지금 인기가 없기 때문도 아닌가"라며 "나랑 만나서 대통령이 말씀하신 내용을 이야기했던 주민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예비후보는 "여하튼 많은 분들이 한동훈 위원장 이야기는 많이 한다"며 "한 위원장은 지역에 와서 굉장히 센세이셔널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가는 곳마다 구름같이 인파가 모여서 나도 참관을 했으나 가까이도 갈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정말 하늘을 찔렀다"고 부연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에 대해 "당이 사과의 주체가 되는 건 조금 아니지 않느냐"라며 "당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측면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해 '당 지도부의 공식적 사과'가 아닌 '당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비대위원이 이번 총선에서 김 여사 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한편, 한 위원장은 취임한 후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5~6일 한 위원장의 당무 운영에 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국민 과반인 51.2%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률인 44.6%를 상회하며, 국민의힘 정당지지도인 46.1%보다도 높은 수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아직 '용산'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판단하는 예비후보들이 여럿 있다는 점이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8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9.2%였다. 일간 지지율 상으론 지난 6일 39.9%까지 올랐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7일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 당일 0.5%p 떨어진 39.4%였고, 대담 직후인 8일에는 0.9%p 더 떨어진 38.5%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년 대담 여파가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향후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추가적인 변동이 있을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아직 당 지지율을 상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전면에 '대통령 마케팅'을 내걸기엔 부담이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한 위원장의 당무운영 지지율은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정치개혁안으로 민심을 충실하게 받아안는 한편 86운동권 청산 주장으로 선거전의 각을 선명하게 세우고 있는 만큼 한 위원장을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총선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다. 물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도와야하지만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 우리 당을 이끄는 사람은 한동훈 위원장인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지역에서 한 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치고 이재명 대 한동훈의 대결 구도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소속 한 예비후보는 "지금이 공천 시즌인 점을 잊으면 안되는 게 당장은 당원들의 지지를 얻어 공천을 받는 게 우선"이라며 "당 지지율보다 높은 인기를 보이는 한 위원장과 함께 해 공천을 받아 승리해서 윤 대통령을 도울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윤 대통령을 전면에 내걸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윤 대통령이 정권교체의 기수였던 만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정권교체' 기조를 지속해야 승리의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주장에서다. 실제로 당 안팎 인사들은 윤석열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이용 의원과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지금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내건 상태다.


아울러 대통령실 출신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인사들은 윤석열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 대통령실 출신인 한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있기 때문에 여당인 것"이라며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는 것도 맞지만 무조건 윤 대통령을 우선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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