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경제전망’ 발표
총수출, 3.8%→4.7% 상향 전망
중동지역 리스크·중국 부동산 시장 급락, 하방 요인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종전과 동일한 2.2%로 전망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기존 전망보다 내려갈 것이라고 봤다.
KDI는 14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KDI가 예측한 경제성장률은 기획재정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2.2%)와 동일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보다 높은 2.3%로, 한국은행은 낮은 2.1%로 전망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세는 전년동기대비 2.2%, 전기대비 연율 2.5%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교역의 위축에도 반도체 경기가 일어나면서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총수출은 반도체 경기 반등과 세계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을 반영해 기존 전망치(3.8%)보다 높은 4.7%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KDI는 “미국 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우리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의 양호한 경기에 따른 미국 금리 인하 기대의 약화는 국내 시장 금리에도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며 내수에 부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금리 흐름이 이어지자, 내수는 민간 소비와 투자 증가세에서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민간 소비는 상품 소비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해 기존 전망(1.8%)보다 0.1%p 낮은 1.7%로 예상했다. 설비 투자의 경우 기존 전망과 비슷하게 2.3% 증가하겠으나, 건설 투자(-1.4%)는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서 기존 전망(-1.0%)보다 감소 폭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기존 전망(2.6%)보다 0.1%포인트(p) 낮은 2.5%로 내다 봤다. 반면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종전(2.4%)보다 0.1%p 오른 2.3%로 전망했다.
KDI는 “내수 증가세 둔화에도 30대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 공급 확대를 반영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기존 전망인 21만명보다 소폭 늘어난 22만명으로 본다”면서 “실업률은 기존 전망과 동일한 3%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하거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급락할 경우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KDI는 “중동지역의 분쟁이 격화되면서 유가 상승, 운송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생산 비용이 상승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제약될 수 있다”며 이어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이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국내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할 경우, 건설 투자 부진이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와 관련 KDI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부실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이 금융시스템 위기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며 “(하지만)앞으로 관련 부문에서 신용 경색이 발생하고 실물 경기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