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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가죽 벗기며 아픈 과정?…'이재명식 양두구육 혁신'에 성토 봇물


입력 2024.02.21 18:37 수정 2024.02.21 18:37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윤영찬 "혁신은 자기 가죽 베야 고통

비판 세력 베며 '고통' 운운은 민망"

최병천 "남의 가죽을 벗겨 자신의

가죽잠바를 만드는 것은 혁신 아냐"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 분류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친명(친이재명)계 아닌 비명(비이재명)계의 가죽만을 골라 벗기면서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고 노래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민주당내 의원들의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기가 희생하고 헌신하는, 자신의 가죽을 벗기는 '혁신'이 아니라 당내 반대파의 가죽을 벗기면서 고통을 운운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21일 국회에서 연 의원총회는 '이재명식 양두구육 혁신공천'을 향한 비명계 의원들의 성토의 장이 됐다. 정작 본인도 의원인 이재명 대표는 의총에 불참해, 당내 의원들의 비판의 목소리는 허공을 향한 외침으로 부서져 흩어졌다.


경기 용인갑 출마를 준비해온 권인숙 의원은 지역구에 자신은 빼놓은 채 이재명 대표가 최근 복당시킨 이언주 전 의원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가 돌았다며 울먹였다.


이수진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에도 최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가 시행됐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경쟁력도 없는 사람을 자꾸 (여론조사) 돌리면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흔드는 것은 해당행위"라며 "만약 지역구에서 지면 다 (이재명 지도부) 당신들 책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인영·홍영표·전해철·송갑석·윤영찬 의원 등도 잇따라 발언에 나서 비명계 현역 국회의원의 지역구에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시행되는 경위와 그에 들어가는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의총 도중 여론조사와 관련해 "나는 잘 모른다"는 취지로 답변해, 비명계 의원들의 부아를 돋운 것으로 전해졌다.


아예 불참해버린 이재명 대표를 대신해 홍익표 원내대표가 '방탄'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는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면 공관위원장이 직접 평가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설명하도록 요청을 하겠다"며 "여론조사는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밝히고, 문제가 있는 여론조사 기관은 제외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원내대표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비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성토의 불길은 쉽사리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홍영표 의원은 의원총회가 산회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국민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하위 20% 문제에 대해서는 정확히 진상을 파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공천을 해서는 안되며, 윤석열정부 심판을 통해 승리하는 공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갑석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으로 민주당이 총선을 이기려고 하는 의지가 있느냐, 이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는 이 (이재명 대표의 사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의원총회에 불참한 이재명 대표가 전날 SNS에 올린 "혁신공천은 피할 수 없는, 말그대로 가죽을 벗기는 아픈 과정"이라는 말도 뭇매를 맞고 있다. 자신과 친위 세력이 아닌, 정적과 반대파의 가죽을 벗기고 있으면서 뭣이 '아픈 과정'이냐는 것이다.


윤영찬 의원은 이날 SNS에 "혁신은 자기 가죽과 살을 베어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라며 "칼자루를 쥔 분이 정치적 비판 세력과 잠재적 라이벌을 마구 베면서 '고통' 운운하시니 참으로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도 SNS에 "혁신이란 '자신의 가죽'을 벗기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주류의 희생과 헌신이 중요한 것"이라며 "남의 가죽을 벗겨 자신의 가죽 잠바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혁신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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