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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지원’에도 자사주 취득 소극적…주총 앞두고 환원책 늘까


입력 2024.03.05 07:00 수정 2024.03.05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지난달 자사주 평균 취득액 전년比 25%↓

기취득 자사주, 처분 대신 소각…변화 조짐

소액주주운동 활발…역대급 주주환원 기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도 지난달 코스피·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취득 신고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도 자사주 취득 규모는 예년보다 되레 줄었다. 제도가 자율성을 강조하자 기업들이 소극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소액주주가 연대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시장 요구에 맞춰 주주환원책을 늘릴지 이목이 향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2월 코스피·코스닥 기업의 자사주 취득 신고는 총 34건으로 전년 동월 35건과 비교해 차이가 거의 없었다. 평균 취득 금액은 27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71억원)보다 25.3%(94억원)나 줄었다.


자사주 취득은 기업이 회사자금을 사용해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주당순이익(EPS)을 향상시켜 주가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취득한 주식이 유통주식수를 줄이는 데다 의결권 및 배당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의 가치 제고를 독려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제시했으나 가치 제고 노력은 아직까지 미흡하단 평가다. 이는 패널티 부재 등 강제성이 결여되며 정책 강도가 낮은 결과로 지적된다.


금융위업회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본방향에 대해 주주가치 존중 기업문화로 자발적 변화를 통한 한국 증시의 도약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인센티브가 풍부한 대신 패널티가 없는 것이 한국형 밸류업 프로그램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원방안 중 가장 중점적으로 볼 부분은 금융당국이 상장기업에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책을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3월 주총 시즌이 기업들의 주주환원 규모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화도 관측된다. 기업들은 기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선 처분하는 대신 소각하고 있는 흐름이다.


지난달 자사주 소각은 총 32건으로 전년 동월(12건) 대비 20건이 증가했고, 자사주 처분은 총 2건으로 작년 1건과 규모가 비슷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수를 줄여 1주당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자사주 처분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출회하는 것으로 유통주식수를 늘려 1주당 가치를 떨어뜨린다.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도 주주환원책 증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이달 주총을 앞두고 소액주주연대가 제출한 주주제안 14건 중 자사주 취득·소각에 대한 안건은 4건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정책 강도는 약화 했으나 (저PBR) 관련주들이 무분별한 변동성에 직면할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다”며 “이는 3월 역대급 주주총회 시즌을 예약하고 있어서인데 국내 기업 주주총회 시즌 내 환원 검토 횟수는 작년 3월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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