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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가입액 10조 돌파한 증권사...은행 이긴 ‘수익률 효과’


입력 2024.03.10 07:00 수정 2024.03.10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한달만에 8.9% 증가...투자자 갈아타기 ‘속도’

전용금리 하락에 신탁형 타격...일임형도 부진

은행 ISA 상품의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증권사 ISA로의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다.(자료 이미지)ⓒ픽사베이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투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ISA 세제 지원 확대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은행 상품의 부진한 수익률로 인해 증권사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0조6722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9조7964억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8.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입자 수도 393만8260명에서 400만8975명으로 1.8% 늘었다.


ISA는 예금·주식·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아 운용하면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좌다. 증권사의 ISA 가입액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1년 투자중개형 ISA가 신설된 이후 처음이다. 국내 주식 등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은 증권사를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앞서 ISA 시장의 강자는 은행이었지만 중개형 ISA가 출시된 이후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꾸준히 이뤄졌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1SA에 대한 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올들어 증권사 ISA로 투자금액이 더욱 몰리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ISA의 납입·비과세 한도를 대폭 늘리고 가입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은행권은 여전히 ISA 세제 지원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은행권의 ISA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말 97만7277명으로 작년 12월 말(99만3562명) 대비 오히려 1.6% 감소했다. 전체 가입 금액은 13조6840억원에서 13조8921억원으로 1.5%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증권사와의 격차가 더 좁혀졌다.


월별 ISA 가입 금액 추이.ⓒ금융투자협회

은행은 고객 지시를 받아 회사가 운용하는 신탁형과 전문가에 의해 설계되는 일임형을 취급한다. 은행권의 주요 상품인 신탁형 ISA의 경우 편입 자산이 예·적금에 몰려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5대 시증은행(NH농협·KB국민·신한·우리·하나)의 ISA 전용예금 금리는 12월 만기 기준 3.28~3.35% 수준으로 이들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최고 연 3.50~3.90%)보다 낮다. 수익률을 좌우하는 전용예금 금리가 일반 예금 금리보다 인하된 상황이다.


일임형 상품 역시 은행보다 증권사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증권사 일임형 ISA 중에선 올해 1월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투자형)’이 최근 1년 수익률 18.35%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어 메리츠증권 ‘메리츠 ISA 고수익지향형B’(15.24%), 키움증권 ‘키움기본투자형(초고위험)’ (14.08%) 등으로 나타났다.


은행 일임형 ISA 중 최근 1년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상품은 하나은행 ‘KEB하나 1Q 일임형ISA 고위험(밸런스)’로 13.94%를 기록했다. 증권사 수익률 상위 3위보다 낮은 수준이다.


IBK기업은행 ‘고위험 스마트 모델포트폴리오’(13.32%), KB국민은행 ‘KB국민 만능 ISA 고수익추구 해외투자형’(11.33%)도 은행권 내에선 수익률이 높았지만 증권사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증권사 ISA의 기대 수익률이 높고 최근 공모주의 인기로 인해 ISA 계좌를 활용한 공모주 투자도 호응을 얻고 있다”며 “정부의 ISA 제도 개선에 따라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추가적인 갈아타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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