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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폭풍질주…가상자산 쏠림에 ‘증시 투자’ 약화되나


입력 2024.03.12 07:00 수정 2024.03.12 07:00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코스피 대비 거래량 多…주식장 대안으로 주목

1억원 돌파·반감기 영향에 ‘추가 상승’ 기대감↑

금리인하에도 수혜 無?…우려 증폭에 투심 주춤

비트코인 시세가 개당 7만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장중 1억원을 넘은 비트코인 원화마켓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투심이 급격히 가상자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에 향하는 자금이 급증하자 금리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증시 자금 유입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는 상황이다.


12일 국내 5대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거래량을 취합한 결과 최근 일주일간(3월 4~11일) 가상자산 시장에는 약 86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기간 코스피 거래대금이 66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가 주식시장 대비 활발하게 이뤄진 셈이다.


이는 가상자산 대장주로 꼽히는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7만달러(약 9240만원)를 넘어선 데 이어 전날 1억원을 돌파해 가상자산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나아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반감기도 투심을 유도했다. 반감기는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해로 약 4년 주기로 돌아온다. 통상 반감기에는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유통량이 줄어들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앞서 비트코인은 2012년, 2016년, 2020년 세 차례 반감기를 맞은 바 있는데 공통적으로 반감기 이후 급등한 흐름을 보였다. 현재 비트코인이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가운데 추가적인 상승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의 호재뿐 아니라 주식시장의 메리트가 없다는 점도 가상자산 투자를 이끈 요인 중 하나다.현 주식시장에는 뚜렷한 주도주가 없고 정부가 내세운 ‘기업 밸류업’ 효과도 점차 사그라들고 있으면서다.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수익률 확보를 위해 가상자산 투자를 택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연내 이뤄질 금리인하에도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는 듯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시점이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이 커지며 뉴욕증시의 상승을 이끌고 있다.


금리 인하 시그널에 국내 증시에도 상승 모멘텀이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의 활기와 주식시장의 침체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비교적 반등 효과가 적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을 두고 초단타매매가 이뤄지고 있기에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가상자산 투자가 비교적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투자 규모의 급증은 시장이 주목할 만하다”며 “비트코인이 결국 1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현물 ETF 승인 등 비트코인을 둘러싼 긍정적인 이벤트가 연일 쏟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베팅이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현물 ETF 승인은 가격 조작 위험, 높은 변동성 등과 같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불안 요인을 일정부분 경감하는 역할도 했다”며 “개인 투자 중심이었던 비트코인 수급 주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기관이 유입된 점도 향후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비트코인이 변동성이 큰 자산임을 감안하면 ‘폭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증시에 대한 관심이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있다. 이를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을 구축하고 가상자산 투자로 인한 손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현재 비트코인에 매도세가 없기에 매수세가 부각되는 것일 뿐”이라며 “시장에서 예상한 고점(1억원)을 기록한 만큼 조정 국면을 맞을 확률이 크기에 주식시장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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