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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정호영 없이’ 흥국생명 잡은 정관장, 지아+메가 파워 체감


입력 2024.03.25 00:00 수정 2024.03.25 00:0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7년 만에 '봄 배구' 만끽하는 정관장, 2차전에서 기사회생

핵심 자원 2명 빠진 가운데 '쌍포' 앞세워 세트 스코어 3-1 승

지아-메가 무려 55점 합작..이소영 빈자리 김세인이 메워

정호영-이소영. ⓒ 한국배구연맹(KOVO)

정관장이 핵심 전력 이소영-정호영이 빠진 가운데 김연경이 버틴 흥국생명을 잡았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정규리그 3위)은 2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흥국생명(정규리그 2위)을 세트 스코어3-1(25-19, 25-23, 20-25, 25-15)로 눌렀다.


김연경이 22점 올리며 분전했지만 윌로우(11점)-레이나(10점)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6-17시즌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7년 만에 ‘봄 배구’를 만끽하고 있는 정관장은 만원 관중 앞에서 기사회생했다.


지난 2017년 3월 20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꺾은 이후 2500여일 만에 플레이오프 승리를 따냈다. 1차전 원정에서 패했던 정관장은 2차전 승리로 플레이오프를 3차전까지 끌고 갔다. 3차전은 오는 26일 흥국생명 홈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지난 22일 PO 1차전에서 첫 세트를 따내고도 역전패(세트 스코어 1-3)한 정관장은 2차전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17차례 치른 프로배구 여자부 PO에서는 1차전 승리팀이 100%의 확률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는 통계도 마음에 걸렸다.


여기에 ‘에이스’ 이소영이 부상으로 빠진데 이어 미들블로커 정호영까지 부상으로 결장, 전력의 무게가 흥국생명 쪽으로 기울었던 게 사실이다.


정관장 지아. ⓒ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내용과 결과는 예상을 뒤엎었다. 정관장은 이소영-정호영이 빠진 상황에서도 팀 공격 성공률(45.58%), 공격 효율(35.37%)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흥국생명을 앞섰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친 김세인(리시브 효율 64.71%)의 역할이 컸다. 정규시즌 선발 출전이 한 차례뿐이었던 김세인이 '깜짝' 아웃 사이드 히터로 나서 9점을 따냈고, 정호영 대신 출전한 한송이(3점)도 박은진(6점)과 함께 중앙을 든든하게 지켰다. 고희진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장면이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역시 외국인 선수 지아와 ‘아시아 쿼터’ 메가로 구성된 쌍포다. 지아는 홀로 30점을 책임졌고, 메가는 25점을 찍었다. 정규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화력이 더 세졌던 정관장의 쌍포는 포스트시즌 고비에서 무려 55점을 합작했다.


1세트 초반 고전했던 정관장은 메가의 재치 있는 연타 공격과 지아의 스파이크 서브 득점으로 따라붙었다. 지아는 한송이와 블로커로서 뛰며 윌로우의 범실도 유도했다. 역전에 성공한 정관장은 메가 득점에 이어 지아의 두 번째 서브 에이스로 승기를 잡고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메가가 강력한 서브로 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기를 꺾었다. 중반까지 리드를 유지하던 정관장은 메가의 후위 공격과 지아의 몸을 날리는 수비까지 나오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세트 중반 이후에는 마치 메가와 지아가 경쟁하듯 강력한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아 올렸다. 세트 포인트에서 김세인이 공격에 성공하며 2세트까지 잡았다.


3세트에서도 지아-메가 공격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체력적으로 살아난 김연경을 막지 못해 끌려갔다. 세트 후반에는 레이나에게도 연속 실점한 끝에 3세트를 내줬다.


고희진 감독과 승리의 기쁨 나누는 메가. ⓒ 한국배구연맹(KOVO)

김연경이 살아났지만 ‘쌍포’ 지아-메가는 위력을 더했다.


지아-메가는 동료들과 파이팅을 외치며 4세트에 돌입했다. 기대대로 메가-지아는 반격을 주도했다. 메가가 측면, 지아가 후위에서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메가는 12-7에서 연속 3득점을 올리며 홈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점수 차가 벌어진 4세트 후반에는 상대 코트의 빈 곳에 볼을 찔러 넣는 공격으로 흥국생명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며 승리를 가져왔다.


쌍포의 위력을 체감하면서도 김세인을 통해 리시브 안정과 공격 루트의 다양화를 이룬 정관장은 3차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했다. 3차전에서는 정호영도 코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PO 3차전 승자는 1위 현대건설과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대결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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