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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뿌리' 공주 온 이재명 "성공 바란다면 회초리를" 톤다운(종합)


입력 2024.04.06 07:45 수정 2024.04.06 09:35        데일리안 공주·청양(충남) =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윤석열 정권 '심판' 대신 '회초리'

박수현, 유엔해비타트 의혹 해명

정진석, 같은날 5일장 청양 방문

"尹, 지지도 상관없이 어려운 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왼쪽)가 5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대학교 후문에서 박수현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의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전투표 첫날 대전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공주를 찾아 박수현 후보를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 부친의 고향인 공주에서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와 세번째 대결을 펼치는 박 후보를 적극 지원하는 모습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공주부여청양 후보와 이재명 대표는 5일 오후 공주대학교 신관캠퍼스 후문에서 유세차에 탑승해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날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지난 2년 동안 국민이 맡긴 권력과 예산으로 더 나은 국민의 삶,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국민을 고통 속에 빠뜨리고 대한민국을 국제적 웃음거리로 만들었으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윤 정권에 대한 '회초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어 "우리는 숭배할 우상이나 왕을 뽑은게 아니다. 우리를 대신할 충실한 일꾼을 뽑은 것이다. 그 일꾼이 제대로 일을 안 하면 야단도 치고 경계도 해야 된다"며 "윤 정권을 지지하면서 엉망진창 나라를 망치길 바라지 않으실 것 아니냐. 잘해서 국민한테 칭찬받는 성공한 정권 되기를, 성공한 대통령 되기를 바라지 않으시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잘못할 때 야단을 쳐야 된다. 지난 2년 동안 잘못했으니 앞으로 3년이라도 잘하라고 확실하게 징계를 해야 한다"며 "진짜 자식을 사랑하면 잘못할 때 회초리를 치는 것이다. 혹시 아플까 싶어서 잘못해도 회초리 안 치고 가만 놔두면 그 사람, 그 아이 인생을 망친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으로 이 정권이 성공하길 바라면 잘못했을 때 잘못했다고 말하고 더 잘못하지 않게 돌려세워야 한다"며 "이게 바로 주인인 국민이 해야 될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해고해야 한다" 소리 높이더니
공주농고 있는 곳 "성공 바라면 회초리"
박수현 "유엔해비타트 44억 사기 쳤다?
아내 재산이 3억원이고 난 1000만원"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가 5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대학교 후문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그간 우세 지역을 돌 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해고' 해야 한다며 탄핵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까지도 서슴지 않던 이 대표의 평소 연설과 비교하면, '심판'이 아닌 '회초리'라는 표현은 상당히 '톤 다운'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공주가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 윤기중 교수가 고등학교(공주농고)를 나온 사실상의 고향이라는 점을 의식해 본심을 잠시 숨긴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집중유세 행사가 종료된 이후 박수현 후보가 한 매체와 인터뷰 하던 와중에 한 주민이 "공산당"이라면서 소란을 피우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박수현 후보의 지지자들이 반발하며 몰아냈지만 이 지역이 민주당에게는 표심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박수현 후보도 유세 중 "이 정당 지지도가 20% 가까이 지는 공주·부여·청양에서 지역위원장 등 한 20여 년 했는데, 나도 좀 제발 정당 지지도가 이기지는 않아도 한 자리 차이 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며 "돌아보면 정말 힘든 시간이었다. 두 자릿수 이상 차이 나는 정당 지지도 속에서, 당원도 몇 명 되지 않는 민주당에서 보수정당이 깃발만 꽂으면 되는 이 지역에 도전해 왔다"고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우리 박수현 후보도 한번 써보라. 일단 써보고 '이것 잘못된다' 그러면 그때 가서 또 바꿔야지, 기회조차 안 주면 되겠느냐. 그냥 한 색깔로 쭉 가게 되면 그 색깔이 사람 무시한다"고 박 후보를 추천했다.


이날 박수현 후보는 이재명 대표가 오기 전 유세차에 올라 이른바 '유엔해비타트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박 후보는 "내가 유엔해비타트로 44억을 사기쳤다더라. 내가 이번에 재산 등록한 것 봤느냐. 3억원 조금 넘는다"며 "아내를 잘 얻어서 아내 재산이 3억원인가 되고, 후보자 본인 재산은 1000만원인가 된다. 내가 아무리 바보 같아도 그렇지, 44억원을 사기쳤으면 재산이 4400만원은 돼야지 어떻게 1000만원밖에 안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공주에 이재명 들어온 날, 정진석은 큰딸
손잡고 장날 정산장 가서 청양군민들과…
"尹 태도를 불편하게 느끼실 수 있지만,
지지도와 상관없이 어려운 일 골라 한 것"


정진석 국민의힘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가 5일 오후 충청남도 청양군 정산시장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한편 정진석 국민의힘 공주부여청양 후보는 같은날 5일장이 열린 충남 청양군 정산장을 찾아 청양군민들을 향해 "말만 청산유수로 하는, 해놓은 일 하나도 없는 가짜 일꾼이 아니고 실적과 성과와 결과로 얘기할 수 있는, 대통령·도지사와 함께 힘을 합해서 우리 청양 발전을 힘있게 이끌 수 있는 진짜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날 큰딸 가영씨와 함께 장날을 맞이해 정산장으로 몰려나온 청양군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유세차에 올랐다. 이날 유세에는 한갑수 전 농림부 장관도 방문해 힘을 보탰다.


정진석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를 불편하게 느끼시는 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일들 중 사리사욕 채우기 위해서, 인기 얻으려고 하는 일 하나도 없다. 지지도와는 상관이 없는 어려운 일만 골라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금 의료개혁 때문에 난리다. 이것 왜 하는 것이냐. 국민 건강 위해서 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우리 지방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서울은 병원과 의사들이 넘쳐난다. 근데 우리 지역에서는 큰 병 걸리면 대전으로 서울로 가려고 난리다. 이 의료격차, 서울과 지방의 의료격차를 줄이려고 의료개혁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노인 인구가 많이 늘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는 나라다. 노인을 위한 병원과 의사가 더 필요하다. 서울에는 의사가 많다. 그래서 (의대 증원 분) 2000명 중 85% 이상을 지방에 편성했다"며 "우리를 지원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의료개혁을 그 욕 먹어가면서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큰딸 정가영씨는 "아빠 유세가 금방 끝나면 시간 좀 달라고 했다"며 "잠깐 말씀 드려도 될까요"라고 양해를 구했다.


공주서 이재명 지원연설 등 업은 박수현,
정진석은 청양서 큰딸에게 마이크 넘겨
가영 씨 "청양 분들 뵌게 벌써 8년 넘어가
그리운 외할아버지 만난 것 같아서 행복"


정진석 국민의힘 충남 공주부여청양 국회의원 후보와 큰딸 정가영씨가 5일 오후 충청남도 청양군 정산시장 인근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지자들의 호응이 나오자 가영씨는 먼저 "매번 아버지 선거 때마다 도우면서 청양 도민 여러분을 만난 게 벌써 8년이 넘어간다"며 "그동안 여러분이 주신 사랑을 먹고 자라서 학교도 무사히 끝마쳐서 박사학위도 받았고 좋은 배필도 만나고 시집도 갔다. (배우자를) 데려와서 여기 정산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돌았는데 다들 보셨느냐"고 인사를 올렸다.


이어 "나는 여러분과 함께하는 시간 동안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함께하다 보면 더 좋은 미래, 더 좋은 가치를 위해 어떤 고난과 역경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배웠고, 그 내적 힘이 바탕이 돼서 내게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도 굳건히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외할아버지인 이종성 전 한국국민당 예산·홍성·청양 국회의원의 이야기도 꺼냈다. 가영씨는 "내가 청양에 올 때면 그리운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내가 할아버지 사랑을 유독 많이 받은 손녀딸이었기 때문"이라며 "선거구 개편으로 청양이 아버지 지역구로 합쳐졌다고 했을 때 너무 반가웠고 이건 하늘에서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개했다.


또 "내가 인사 다닐 때면 내 얼굴을 이렇게 지긋이 보시면서 할아버지를 찾으시고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나도 어르신들을 만나뵐 때면 그리운 할아버지를 다시 만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며 "할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우리의 만남을 바라보시면서 참 행복하셨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을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해 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할아버지가 청양을 위해 하고 싶었던 일을 아버지인 정진석 후보가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챙길 것 같은데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시느냐"며 "제발 그럴 듯한 말뿐인 사기꾼, 범죄자들과 힘들게 지켜온 이 나라를 전복시키려는 세력에게 속지 마시고 어려운 길일지라도 모두를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려 하는 국민의힘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끝으로 다시 마이크를 건네받은 정 후보는 "마지막으로 가야 할 정치여정이 아직 몇 ㎞ 남아 있는 것 같다. 이 여정 종착역에 다다르는 날 여러분과 함께 부둥켜 안고 울고 싶다"며 "혼란이 아닌 안정을 택해서 우리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큰절을 올리면서 유세를 마쳤다.

김재은 기자 (enf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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