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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제2대 공수처장 취임식…"공수처는 수사기관…수사를 잘해야"


입력 2024.05.22 17:16 수정 2024.05.22 17:45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오동운, 22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취임식

"수사 잘하는 기관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자세"

"국민 관심 높은 여러 사건 담당…업무구조 효율화해 신속·정확히 수사해야"

"외풍에 흔들리지 말아야…법과 원칙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22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데일리안 황기현 기자

지난 21일 취임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공수처는 수사기관"이라며 "수사기관으로서 수사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일 오 처장은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에서 진행된 취임식 취임사에서 "요리사는 음식을 잘 만들어야 하고,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며, 운동선수는 운동을 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처장은 "공수처라는 수사기관의 검사, 수사관, 행정직 등 모든 분들이 공수처가 수사를 잘하는 기관으로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공수처 구성원이라면 의당 갖춰야 하는 기본자세"라며 "국민의 신뢰는 수사기관이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때라야 우리와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수사업무구조를 효율화·최적화해야 한다. 우선 불필요한 보고, 서면작업, 요식행위는 걷어내고 모두 간단명료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오 처장은 "지휘부의 신속한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요일과 시간에 관계없이 즉시 보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현재 공수처는 국민의 관심이 높은 여러 중요 사건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모두 사건 관련자가 다수이고 사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조직이 작은 공수처로서는 업무구조를 더욱 효율화하고 최적화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수사를 잘하기 위해서는 외풍에 흔들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며 "외부의 압력을 막아내 공수처 검사들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껏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처장은 또 "우리는 강하고 안정적인 조직이 돼야 한다"며 "공수처에 있어 강하다는 것은 치우치지 않을 용기를 말한다"고 했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22일 출근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황기현 기자

그는 "공수처에 접수되는 사건의 비중이나 무게에 비해상대적으로 조직 및 인원이 소규모이다 보니 격무가 반복되고, 여기에 검사 및 수사관의 짧은 임기와 연임제도라는 제도적 한계로 인해 잦은 이직이 발생함으로써 조직의 불안정성이 지속적으로 야기되고 있다"며 "저는 각자 위치에서 성실히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원들이 임기와 연임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수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처장으로서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수처는 고유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되 다른 수사기관과 협업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공수처는 법무부·검찰·경찰과 상호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하지만 고위공직자 부패범죄 일소라는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는 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공수처의 수사인력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외부기관의 인력파견 등 모든 방안을 포함하는 수사기관 간 협력방안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른 반부패 기관들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 관련 법령 정비나 업무 시스템 개선 등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오 처장은 "안타깝게도 공수처는 그동안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저는 권력에 대한 독립적이고 엄정한 수사와 견제라는 공수처 설립취지와 그 기능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수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해 '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 이라는 글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비자(韓非子)의 유도(有度) 편에 있는 이 글귀는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 해서 같이 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오 처장은 "법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편에 들지 않아 법을 시행함에 있어서는 고관대작이라고 해서 법을 피할 수 없으며, 목수가 나무를 똑바로 자르기 위해서는 먹줄을 굽게 해서는 아니 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한비자가 새겼던 사상"이라며 "저는 공수처가 설립 취지에 맞게 냉철하게 고위공직자범죄를 엄단하는 강한 반부패 수사기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처장은 이날 취임식 이후 기자실을 찾아 "공수처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독립 수사기관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 처장은 '취임사에서 다른 수사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는데, 검찰총장 등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수처장으로서 기다릴 것이 아니라 몸을 낮추고 직접 예방하며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협력을 구하고자 한다"며 "관계기관에서도 많은 협조를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대답했다.


'차장 임명 제청과 관련해 생각한 기한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조금 더뎌도 3년 농사를 잘 되게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조금은 긴 호흡으로 제청 업무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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