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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6월’ 한국 골프와의 상관관계 [윤희종의 스윗스팟]


입력 2024.06.01 06:30 수정 2024.06.01 06:30        데스크 (desk@dailian.co.kr)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흙탕물 쏟아져 내리던 전쟁의 악몽과 화상 여기선 신록조차 눈에 서툴러 다른 나라의 풍경화 같네.”


노산 이은상 시인의 시 ‘신록 속에 서서’의 첫 구절이다. 6.25 전쟁 직후의 대한민국은 푸르른 신록이 마치 다른 나라 풍경화 같이 느껴질 정도로 처참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6월은 골프장 잔디와 나뭇잎들의 녹음이 짙어 질대로 짙어져 싱그러움을 뽐낸다.


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는 지금 만끽하고 있는 ‘자유와 번영’이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영령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우리의 당연한 일상이 있는 것이다.


무려 37개월간 지속된 6.25전쟁은 총 400만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 가운데 300만 명이 휴전 협상이 진행되던 중부 전선 고지 쟁탈전에서 희생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휴전을 목전에 두고 호국영령들은 우리 영토 한 뼘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숭고한 목숨을 그렇게 내던졌다.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호국영령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그 한 뼘의 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모두 알다시피 골프라는 스포츠는 드넓은 골프장이 들어설 수 있는, 어느 정도 이상의 땅이 확보되어야 즐길 수 있다.


해외 골프가 본격화되고 난 뒤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과 각종 언론, SNS 등의 여론을 살펴보면 일본의 골프장과 국내 골프장을 비교하면서 일본의 저렴한 그린피와 노캐디 플레이 등을 찬양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양국의 영토의 크기와 골프 인구, 참여율 등을 비교해 보면 단편적으로 ‘일본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되냐’고 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헌법상으로 223,657.6㎢로 세계 85위에 해당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영토의 북반부(북한)는 스스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칭하며 국가 행세를 하는 반국가단체에 의해 불법 점령된 상태이기 때문에 실효지배하고 있는 남한지역의 영토는 100,443.6㎢(세계 109위)이다.


좀 더 이해가 쉽게 설명하자면 남한지역의 면적은 영화 러브레터와 삿포로 맥주로 알려진 일본열도 최북단의 섬 홋카이도(83,453,57㎢)에 비해 조금 넓은 수준이다. 일본을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섬 크기와 비슷한 셈이다. 여기에 일본열도 전체와 비교하면 일본의 면적이 대한민국보다 약 376.43% 크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 한국의 골프인구는 2009년의 293만 명에서 2019년에는 470만 명으로 증가했고,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564 만명으로 급증했다. 반면 일본의 골프 인구는 2009년의 960만 명에서 2020년 520만 명으로 오히려 420만 명 감소했다.


전체 인구 중 골프 참가율을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2배 많다. 한국은 13세 이상 인구 중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0.2%로 2019년의 6.6%보다 3.6% 포인트 상승했다. 일본은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골프 참가율이 2020년 5.3%로 전년보다 0.5% 포인트 하락했다.


즉, 한국은 전체 국민의 10명 중 한 명이 골프를 치지만 일본은 절반인 20명 중 1명꼴이다. 하지만 골프장은 한국의 약 500여개 보다 훨씬 많은 2000개가 넘는다.


골프를 치는 사람은 우리가 더 많은데 골프장 수는 일본보다 4배나 적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골프장에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 국내 골퍼들이 부러워하는 일본의 골프장처럼 티오프시간을 길게 가져가거나 노캐디, 2~3인 플레이를 운영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비록 넓은 땅은 아니지만 호국용사들이 피 흘려 얻어낸 한 뼘 한 뼘의 땅이 모여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되었음을 인지하고 좁은 땅덩이에서도 많은 골프 인구를 수용해 나가기 위해 국내 골프장들이 해외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비판은 결코 우리만의 골프문화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척박하더라도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영토를 가진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우리의 현실에 맞는 합리적인 골프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매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끝으로 6월 푸르른 신록을 바라보며 라운드를 하는 순간에도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아름답게 산화해 간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보도록 하자.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hufs8100@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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