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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후광' 남아공 여당 30년 만에 단독 집권 좌절


입력 2024.06.03 16:43 수정 2024.06.03 16:43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높은 실업률, 극심한 빈부격차 등에 유권자들 등돌려"

지난 1993년 8월 3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넬슨 만델라(왼쪽) 전 대통령이 당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사무총장이었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총선에서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30년 만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NC는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곧 다른 당과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선거관리위원회(IEC)는 이날 여당 ANC가 40.17%로 1위(159석),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이 21.81%의 득표율로 2위(87석)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이 세운 신생 정당 움콘토위시즈웨(MK)가 58석을 차지해 3위를, 지난 선거에서 제2당으로 올라섰던 경제자유전사(EFF)가 이번엔 39석으로 밀리며 4위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이외에도 14개의 소수정당이 이번 선거를 통해 의석을 확보했다며 총 18개의 정당이 남아공 국회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ANC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 인종차별정책)가 종식된 1994년 이후 치러진 7번의 총선에서 모두 과반 이상을 확보해 왔다. 의원비례대표제를 따르고 있는 남아공은 400석의 의석을 득표율에 따라 각 정당에 배분하고, 의원들이 간선제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야권이 연합을 이뤄 ANC 출신의 시릴 라마포사 현 대통령을 몰아낼 수 있는 셈이다.


피킬레 음발룰라 ANC 사무총장은 선거 직후 “ANC는 국민의 뜻을 반영해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며 “내부 회의를 끝마친 후 곧 다른 정당들과 연정 협상을 시작하려 한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라마포사 대통령이 물러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건 ANC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고 선을 그었다.


로이터는 “남아공 유권자들은 33%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빈부격차, 국가 인프라(물, 전기 등) 구축 미흡 등의 이유로 ANC에 분노하고 있다”며 “각종 부정부패 혐의로 사임한 주마 전 대통령과 라마포사 현 대통령이 갈등하면서 여권이 분열된 것 또한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정인균 기자 (Ing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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