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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전기차 '급감'… 車 성수기 5월, 올해는 나란히 '울상' (종합)


입력 2024.06.03 17:22 수정 2024.06.03 17:2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완성차 5월 내수판매 11만6552대… 전년比 10.5% ↓

작년에 너무 팔렸나… 수요 둔화+전기차 캐즘

완성차 5사 5월 내수판매 실적 ⓒ각 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선호 현상과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정체기)이 맞물리면서 5월 내수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통상 2분기는 자동차 업계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수요가 크게 둔화되면서 수출로 겨우 체면치레를 하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5사는 지난 5월 국내 시장에서 총 11만655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10.5% 줄어든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도 2.0% 줄었다.


통상 2분기(4~6월)는 자동차 업계 성수기라 불리지만, 올해는 내수 부진이 짙어지고 있다.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7.3% 줄어든 데 이어 5월에는 10.5%로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날씨가 따뜻해지며 나들이 등으로 자동차 교체수요가 늘어야하지만, 올해는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기차 캐즘은 판매 부진에 가세하고 나섰다. 그간 1분기에 전기차 보조금이 책정된 후 2분기부터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는 이런 추세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실제 현대차의 5월 전기차 판매는 총 3209대로 전년대비 무려 54.8% 줄었고, 기아 역시 레이EV 1278대, EV6 1380대, EV9 182대 등 3482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KG모빌리티의 토레스 EVX는 688대 팔렸다.


싼타페 ⓒ현대자동차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는 5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한 6만 22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의 월 내수 판매량이 10% 가까이 줄어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대차 판매량 부진의 중심이 된 건 전기차와 그간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던 그랜저다. 그간 공장이 멈추지 않고서야 월 8000대는 거뜬히 판매되던 그랜저는 전년 대비 40.6% 줄어든 6884대 팔리는 데 그쳤다. 아반떼도 전년 대비 12.2% 줄어 5793대 팔렸다.


제네시스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모델체인지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제네시스의 5월 총 판매량은 1만136대로, 전년 대비 18.4% 줄었다. G80은 3647대로 전년 대비 24.2% 줄었고, GV70도 3313대로 전년대비 18.9% 줄었다. GV80은 전년과 비교하면 21.0% 늘었지만, 전월 대비해선 18.9% 줄었다.


세단, 전기차, 고급모델 등의 전반적인 판매 악화 속에 힘을 쓴건 SUV였다. 싼타페는 5605대로 전년대비 119.2% 증가했고, 투싼 역시 4838대로 전년대비 14.1% 늘었다. 코나도 2773대로 10.0% 늘었다.


기아 역시 전기차, 세단이 줄고 SUV로 겨우 자존심을 지켰다. 기아는 5월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한 4만 6110대를 판매했다.


특히 현대차보다도 세단에서는 주력모델이 적은 만큼, 기아의 세단 판매 부진은 현대차보다 더 두드러졌다. K5는 부분변경에도 불구하고 2405대 판매되며 전년대비 24.0%, 전월대비 24.1% 줄었다. K8은 1873대로 전년대비 58.3%, 전월대비 5.8% 줄었다.


다만 효자모델이 다수 포진한 SUV 차종에서는 자존심을 지켰다. 쏘렌토는 7487대로 전년 대비 15.2% 늘었고, 스포티지도 6644대로 7.4% 늘며 건재함을 드러냈다. 셀토스는 6120대, 카니발은 7211대로 각각 전년대비 27.7%, 7.7% 늘었다.


현대차, 기아의 판매량이 줄어들 정도로 내수 시장이 어려워진 만큼 중견 3사의 타격은 더욱 컸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한국GM은 쉐보레 트랙스오버의 신차효과가 희석되면서 내수 판매 2000대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GM의 5월 내수 판매량은 2340대로, 전년대비 50.8% 줄었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트랙스 출시 이후 1년 넘게 내수판매를 트랙스에 의존하고 있다. 트랙스는 5월 1841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45.8% 줄었고, 트랙스 판매가 줄어든 만큼 전체 판매량도 줄었다. 5월 트레일블레이저는 368대, 트래버스는 94대 팔리는 데 그쳤다.


KG모빌리티 역시 2년전 출시한 토레스에 여전히 내수 실적을 의존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5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6.8% 줄어든 4001대를 판매했다.


KG모빌리티의 실적을 견인한건 토레스, 렉스턴 스포츠지만 두 모델 모두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토레스는 1552대로 전년대비 37.0% 줄었고, 렉스턴 스포츠는 974대로 전년 대비 31.5% 줄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한 토레스EVX는 토레스의 인기를 이어갈 KGM의 야심작이었지만, 전기차 캐즘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토레스 EX는 지난달 보다도 10.3% 줄어든 688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하반기 신차출시를 앞두고 '버티기' 중인 르노코리아 역시 각종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내수 판매가 소폭 증가하기는 했지만, 2000대의 벽을 넘지 못했다.르노코리아의 5월 내수는 1901대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완성차업계는 올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진 내수부진을 수출로 겨우 모면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동월보다 4.7% 증가한 29만 4023대를 판매했으며, 기아는 21만 7819대로 전년 동월 대비 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한국GM도 4만8584대를 수출해 전년 대비 37.8% 늘었다.


다만,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는 각각 4777대, 4129대를 수출해 64.3%, 18.3% 줄었다.


한편, 현대차·기아의 5월 내수 시장 합산 점유율은 93%로 전년 동월(91.4%) 보다 1.6%p 늘었다. 중견 3사의 5월 점유율은 7%였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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