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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감’ 가득 범죄물 범람 속, ‘크래시’가 연장한 ‘인기 유효기간’ [D:방송 뷰]


입력 2024.06.18 09:00 수정 2024.06.18 09:00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2%대로 시작해 6% 돌파하며 호평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한 팀을 이뤄 각종 범죄에 맞서는 ‘범죄 드라마’가 안방극장의 인기 장르가 됐다. 이에 ‘어디서 본 것 같은’ 전개가 펼쳐져 흥미를 반감시키기도 하지만, ‘크래시’는 ‘교통 범죄’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성공, 다시금 신선한 재미를 느끼게 했다.


지난 5월 13일 2.2%의 시청률로 출발한 ENA 월화드라마 ‘크래시’는 입소문을 타고 4회 만에 4%를 돌파, 종영을 앞둔 현재 6%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송 내내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7월 방송돼 시청률 5%를 넘긴 드라마 ‘남남’ 이후 ‘사랑한다고 말해줘’, ‘야한사진관’ 등이 모두 1~2%대의 시청률을 전전했지만, ENA 월화드라마였지만, ‘크래시’가 ‘작품의 힘’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부진의 고리를 끊었다.


‘모범택시’ 시즌1을 연출한 박준우 PD가 연출을 맡아 또 한 번 유쾌하게 범죄자들을 소탕하며 쾌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교통 범죄’라는 소재로 차별화를 꾀했고, 이에 자연스럽게 ‘신선한 전개’가 이어진 것이 ‘크래시’의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도로 위 무법자들을 좇는 과정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카체이싱 액션도 물론 있었지만, 익숙한 듯 새로운 에피소드들을 접하는 재미가 ‘크래시’의 관전 포인트였다. 중고차 사기 사건 또는 보복 운전 등 생활밀착형 소재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렉카-공업사-렌터카 카르텔을 파헤치며 그 일당을 소탕하는 등 미처 몰랐던 교통 범죄의 세계를 화면 위에 펼쳐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여기에 과학고 조기 졸업 후 카이스트 수학과를 수석 입학한 인재로, 한 사건을 계기로 교통 범죄 수사에 뛰어든 차연호(이민기 분)의 과거사를 더해 다채로운 전개를 선보이는가 하면, 차연호가 낸 교통사고의 진실을 점차 드러내며 ‘크래시’만의 주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에필로그에서는 국민 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을 패러디해 교통범죄에 대한 상식을 전하는 등 ‘경각심을 높인다’는 드라마의 주제를 위해 색다른 시도도 감행했다. 이것들이 모두 ‘크래시’만의 주제와 유기적으로 얽히며 완성도와 신선함을 고루 갖춘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크래시’의 전개 방식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차연호를 비롯해 민소희(곽선영 분), 정채만(허성태 분), 우동기(이호철 분), 어현경(문희 분) 등 개성 강한 인물들이 모인 교통범죄 수사팀이 여러 범죄자들을 ‘시원하게’ 소탕하며 ‘카타르시스’를 유발하는 방식은 이미 수차례 접한 바 있다.


‘모범택시’ 시리즈와 ‘열혈사제’ 등이 흥하면서, 현실적인 사건들로 리얼리티를 높이고, 코믹함을 가미해 이를 너무 어렵지 않게 즐기게 하는 범죄 드라마가 마치 하나의 ‘성공 공식’처럼 자리를 잡은 것. ‘재벌X형사’, ‘국과수 옆 경찰서’, ‘군검사 도베르만’, ‘힘쎈여자 강남순’, 현재 방송 중인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까지. 약간의 변주를 거친 범죄물들이 시청자들을 만났거나, 만나고 있다.


다만 학교 폭력 문제 또는 불법촬영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 대형 마약 사건 등 유사한 에피소드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경각심을 높이는 드라마의 역할도 물론 긍정적이지만, ‘크래시’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이 최근 마약 사건을 다룰 땐 마치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대 많은 공통점을 갖추고 있지만,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이 4%대 시청률로 시작해 3%대로 하락한 것 또한 이 같은 ‘기시감’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공 공식’은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크래시’는 성공 공식도, ‘새롭게’ 잘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한 사례가 되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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