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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문화와 딥페이크…창조와 불법의 경계 [딥페이크에 멍드는 케이팝③]


입력 2024.08.04 07:56 수정 2024.08.04 10:06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케이팝(K-POP) 아이돌을 겨냥한 딥페이크(Deepfakes) 기술의 사용이 팬덤 내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노출을 한 다른 사람의 몸에 아이돌의 얼굴을 합성해 마치 아이돌 멤버가 노출한 것으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만들어 팬덤 내에서 공유돼 일부 팬들은 음란물 수준의 딥페이크 영상을 소비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이 창작적 활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다.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뮤직비디오를 재창조하거나, 가수들이 하지 않은 말을 만드는 데에도 사용된다. 예를 들면 A 걸그룹 멤버 얼굴에 B 그룹 멤버 얼굴을 합성하거나 팬 픽션 영상화, 뮤직비디오에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의 얼굴을 입히는 방식이다.


ⓒ픽사베이

‘창작’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경계에 대한 내부 자정 작용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한 보이그룹의 팬 A 씨는 "특히 우리 팬덤에서 노출이 심한 딥페이크가 이뤄지고 있다. 팬덤 내에서 딥페이크의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정작용을 하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일부 팬들이 만들어 유포하는 건 막을 수 없어 속상할 때가 많았다. 나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무리는 팬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 그룹에서는 딥페이크 콘텐츠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는 사용자에게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또한, 팬들은 딥페이크 콘텐츠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고, 빠르게 삭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창조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지만, 딥페이크를 통해 아이돌의 이미지를 왜곡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실제 명예훼손, 초상권과 인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잘못된 팬 인식은 아이돌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아이돌을 도구로 삼는 행위로 이어진다. 이는 아이돌에게 심리적, 정신적 피해를 주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팬덤 문화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사생팬이나 스토킹과 같은 행동과 마찬가지로, 딥페이크 콘텐츠 생성 및 소비도 팬덤 내의 잘못된 행위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두 행위 모두 아이돌의 개인적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팬들의 딥페이크 활용에 대해 "포르노성 색이 짙은 수위 높은 딥페이크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만 팬들이 애정에서 만든 딥페이크 영상까지는 적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딥페이크 콘텐츠 제작과 유포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과 함께, 팬덤 내의 윤리 교육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존중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책임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은 팬덤 문화에 새로운 가능성과 창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심각한 윤리적 문제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용도로 사용된다면 혁신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애초에 다른 속내를 가지고 악용한다면 사회를 어지럽히는 흉기가 될 수 있다. 딥페이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윤리적 기준을 확립하는 것이 딥페이크 기술 발전과 함께 이뤄져야 할 시급한 과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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