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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옥죄자, 집값 ‘주춤’·현금부자 ‘고개’


입력 2024.10.24 06:12 수정 2024.10.24 09:04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주택가격전망, 9개월 만에 하락

강남 재건축은 2년 5개월만에 최대 상승

“대출 의존도 낮은 자산가 수요층, 매수에 적극 나서”

10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가 116로 전월(119)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데일리안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값도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약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이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들이 줄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가 9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24일 한국은행의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6로 전월(119)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가격 전망을 말한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앞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5월(101) 보합을 나타낸 뒤 지난달까지 넉달 연속 상승했다. 이에 9월 이 지수는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택가격전망지수가 하락한 것은 올해 1월(2023년 12월 93→2024년 1월 92) 이후 9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아파트 매매거래가 감소하고, 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이번 달 하락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출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나 소득이 높은 수요자들이 진입하는 상급지의 경우 집값은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부동산R114의 조사 결과, 지난주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 0.08%을 기록한 이후 2년5개월 만에 주간 기준 상승폭이 가장 컸다.


최근 전고점 최고가에 재도달한 송파구 잠실동 우성4차는 지난주에만 7500만원가량 뛰었고, 강남구 개포동 주공6단지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7차 등도 3000만~5000만원 올라 오름폭을 키웠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공급의 희소성과 향후 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대출 의존도가 낮은 자산가 수요층이 매수에 적극 나서면서 집값 강세가 잇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금리 인하와 관련해서는 “금리 인하에 따라 유동성 증가로 부동산 투자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일찍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올해 하반기로 기정 사실화되면서 주택시장에 이미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이어 “대출규제 강화 기조로 금융 부담이 커져 매수세가 따라붙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 여파가 당장의 수도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25%p 내린 3.25%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2023년 1월 3.25%에서 3.5%로 인상된 이후, 올해 8월까지 동결해왔다.


지난달 19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단행과, 1%대로 진입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내수 회복 지연 등을 종합적으로 수렴한 판단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 반영돼 있고,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어 당장 주택 시장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강남3구 등 초고가 주택 시장은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거래는 줄더라도 호가로 계속 거래되면서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상승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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