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가 우리 정부대표단 파견 요청하는 등
전세계 긴박한데, 혼자 딴세상인 정당 있다
"북한, 재건 위한 비전투병 보냈는지 몰라"
'안보 앞에 하나' 바라는 것 덧없고 부질없어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동참하고 나선 것이 국제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한미일 국가안보보좌관이 이 문제로 회동하고, 세계 최대 군사동맹체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요청으로 우리 정부대표단이 벨기에로 향했으며, 유럽연합(EU)은 북한을 향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워싱턴DC에서 3국 안보실장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침략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병력과 무기를 주고받는 등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침략전쟁이 북한의 참전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유럽을 안전보장 대상 지역으로 삼고 있는 나토는 심각하게 바라보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대표단은 나토의 요청에 따라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이사회에 참석해 북한군의 파병 동향 등을 논의한다.
미국과 함께 자유세계의 한 축인 유럽연합은 "북한이 러시아의 불법 침략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병력을 보낸 것에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이는 유럽과 세계의 평화·안보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될 독단적 적대행위"라고 질타했다. 북한은 그간 유럽과의 외교관계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는데, 유럽연합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에 돌입하게 되면 그간의 이같은 노력은 모두 수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세계적인 긴박한 움직임 속에서 혼자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보며 역주행하는 정당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더불어민주당이다. 이들이 펼치는 온갖 음모론을 듣고 있노라면 북한의 김정은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도 놀라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휴일에 기자들을 불러모아 현 상황을 "우크라이나와 협조로 북한군을 폭격 살상케 하고, 한반도 내의 심리 선전전에 활용해 국지전의 단초를 열고, 우크라이나의 불길을 서울로 옮기고자 획책한 것"이라고 진단하며 "외환 유치 예비·음모" "계엄 예비·음모"라고 주장했다. 지겨운 '계엄 돌림노래'가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하자 가사를 바꿔 2절에 돌입한 것이다.
정부대표단은 나토의 요청으로 벨기에 브뤼셀로 향한 것인데도 김 최고위원은 "대표단의 진짜 목적이 나토 요청 수용 방식의 파병 명분 축적 빌드업이라는 진단이 있다"며 남의 '진단'을 빌려 말하는 듯한 화법을 구사하며 "모든 대표단이 언행을 조심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기사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이런 태도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몇몇 의원은 불과 일주일 전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사국인 북한은 (파병을) 부인하고 있다. 북한이 보냈다는 병력이 살상을 위한 전투병인지 재건을 위한 비전투병인지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긴장을 키우는 것은 위험천만한 불장난"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일본의 안보 최고책임자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대규모 파병을 한 만큼, 그 대가로 핵과 미사일 병기를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북한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 가담의 대가는 우리를 조준하고 겨냥한 군사기술의 고도화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일주일 전에 "북한이 파병을 부인하고 있다"며 되레 우리 정부를 향해 "위험천만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야당 의원들은 지금은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다. 아니, 김민석 최고위원이 그 뒤로도 계엄 음모론이나 되뇌이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궁금해하는 게 덧없고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