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년도 역대급 '대출 한파'…2금융권 DSR 축소 검토

금융당국, 세부 관리에 '대출 패널티' 만지작

3단계 DSR 시행하면 주담대 한도 1억 줄어

서울 시내 시중은행 대출 창구 앞에서 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 뉴시스

금융당국이 내년에도 강력한 대출 억제 기조를 이어나간다. 은행권은 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 속에 월별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일부 은행은 내년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축소하는 페널티를 부과 받는다.

여기에 더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강도를 높인 DSR 3단계 시행이 예고돼, 대출 공급 규모가 역대급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내년도 가계대출 경영 계획 초안을 제출하고, 금융당국과 연말까지 목표치를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은 월별 분기별에 따른 가계대출 목표치를 설정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이 몰리면서 연말에 추가 대출 여력이 급감했는데, 특정 시점에 대출이 쏠리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에서다.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정책대출 공급 목표치도 제출토록 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이어 내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명목 GDP 성장률은 4.5%로 전망되는데, 30조원 규모의 정책대출을 고려해 내년 경영계획상 가계대출은 올해 연말 대비 2~3% 정도 늘어난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은 올해 가계대출 목표치를 맞추는 것이 우선이다. 금감원은 지난 8월 연초 계획 대비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 내년 평균 DSR 목표 한도를 낮추는 패널티를 주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평균 DSR이 낮아지만 그만큼 은행이 내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은행 상당수가 목표치를 초과해 잔액을 줄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예금담보대출이나 비대면 대출까지 중단하며 초강수를 두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년 7월에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이 예고돼 있다. 2단계는 은행권 대출에만 적용되지만, 3단계가 시행되면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에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스트레스 DSR 규제는 금리 변동성을 고려해 스트레스 가산금리를 얹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규제다. 가산금리가 2단계 때보다 최소 1.5%포인트 높아지며 대출 한도가 더 적어진다. 연소득 1억원의 소비자가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때 현재보다 최대 1억원까지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2금융권도 대출관리에 본격 돌입한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 계획 제출을 받고 있다. 연말까지 일 단위, 주 단위로 가계대출 현황까지 요구하면서 강력하게 대출 옥죄기를 하는 분위기다. 연간 대출 계획을 초과한 금융사에 대해서는 은행처럼 평균 DSR을 축소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이유는 지난 10월부터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매우 두드러지는 쏠림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다만 새마을금고나 지역 농협 등 일부 금융사를 제외하고 상호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어, 패널티 방안은 내년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금융권이 전방위적인 대출 관리에 나서며, 일부 은행에서는 내년 1월 대출을 받기 위해 '오픈런'까지 불사하고 있다"며 "대출 절벽에 실수요자는 물론 취약계층까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