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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EO 살해범, 명문대 출신 엘리트였다


입력 2024.12.11 05:01 수정 2024.12.11 05:01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abcnews

미국 도심 한복판에서 미 최대 건강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살해한 용의자가 붙잡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경찰은 9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 보험 부문 대표였던 브라이언 톰슨 CEO 살해 용의자 루이지 만조니(26)를 펜실베이니아 알투나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만조니는 위조 신분증으로 경찰 추적을 따돌리다가 이날 오전 9시 15분쯤 그의 얼굴을 알아본 매장 직원의 신고로 닷새만에 검거됐다. 당시 그는 3차원(3D) 프린터로 제작한 부품을 조립해 만든 '고스트건'(미등록 총기)을 소지하고 있었다.


만조니는 지난 4일 오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힐튼호텔 입구 인도에서 검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톰슨에게 권총 3발을 발사한 뒤 도주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얼굴을 공개하고 현상수배에 나섰지만 소재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탄피에서'부인' '방어' '증언' 문구가 새겨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단어는 보험사들이 의료비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전에 돌입할 때 흔히 쓰는 전략으로, 경찰은 이번 범행이 보험금 지급과 관련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만조니는 사립 고교를 수석 졸업하고 명문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한 수재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그가 "미 서부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입학 전 교육 프로그램' 수석 상담가로도 일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만조니는 1980년대 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연쇄 폭탄테러범 '유나바머'(본명 시어도어 카진스키)를 흠모하고 인공지능(AI)과 스마트폰에도 적대적 관점을 보였다고 NYT가 그의 소셜미디어(SNS) 등을 분석해 전했다.


만조니는 건강보험사의 이익 추구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고 이를 소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가 보험사의 의료비 지급 거절 통보에 앙심을 품고 미 건강보험업계 대표 인물을 표적 삼아 반(反)문명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만조니는 미국 SNS에서 '의인' '투사'로 대접받고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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