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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로 '냉난방공조' 콕 집은 가전업계, 그 배경은


입력 2024.12.12 06:00 수정 2024.12.12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전통 가전 사업 만으로는 한계 왔다는 지적

"팔고 나면 끝" 아닌 "관리 솔루션" 기업 모델

최근 가전 구독 이어 냉난방공조 사업 강화 추세

LG전자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LG전자

가전업계가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냉난방공조'를 콕 집고 있다. 단순히 성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일반 가전을 넘어 공간의 난방 및 공기 순환을 담당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12일 LG전자는 최근 6년 만에 사업본부를 재편하면서 기존에 없던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바로 ES(에코 솔루션) 부서다. 이는 기존H&A(생활가전)사업본부 하에 있던 HVAC(냉난방공조) 사업과 BS사업부의 전기차 충전사업을 분리해서 만든 조직이다.


회사는 기존 H&A(생활가전), HE(TV사업부), VS(차량 솔루션 사업부), BS(B2B 전담사업부) 사업본부 명칭을 각각 HS, MS, VS, ES로 교체하면서 대표적으로 'HVAC(냉난방공조)' 사업을 격상시켰다. 동시에 제품 단위의 사업본부를 '솔루션' 위주로 재정의한 것도 특징이다.


생활가전인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는 'HS(홈어플라이언스 솔루션)'으로, TV 주력인 HE(홈엔터테인먼트)는 'MS(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으로 변경됐다. 전장을 맡던 'VS(비히클콘포넌트솔루션스)'는 'VS(비히클솔루션)'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부인 'BS(비즈니스솔루션스)'이 타 사업부로 흡수되고 ES(에코 솔루션)이 신설됐다.


신설된 ES 사업본부는 사실상 HVAC(냉난방공조)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글로벌 탑 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목적에서다. 최근 HVAC는 AI(인공지능)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앞다퉈 지으며 유망 산업으로 성장 중이다.


HVAC는 Heating(난방), Ventila ting(공기 순환), Air Conditio ning(공기 조절)의 준말이다. 쉽게 말해 열을 식히고, 공기를 순환시키는 등을 포함해 공간의 냉난방 및 환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에어컨과 같은 단일 품목과는 다른 개념이다.


쉴새없이 돌아가는 데이터센터의 열을 낮추고, 최근 기업에서 중요시되는 탄소 배출 저감 등을 위해서는 HVAC 기술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도 친환경에 부합하기에 글로벌 기업들이 사업장에 이같은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성을 보고 LG전자는 지난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HVAC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대표적으로 대형 공조 시스템 '칠러' 사업을 영위 중이다. 삼성전자 역시 HVAC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미국 대형 HVAC설비 기업 레녹스와 협력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외에 중견가전 업체들 역시 전기화 시대를 맞아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해 이같은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기업 이미지를 탈피함에 있어 SK매직의 주방가전 인수와 동시에 '콘덴싱 에어컨'을 개발 중이다. 같은 보일러 사업을 영위했던 귀뚜라미 역시 최근 냉동공조 등의 시장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가전 및 보일러 기업들이 최근 이러한 환기청정, 냉난방 사업을 확장하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내수 시장의 한계가 꼽힌다. 전통 가전 사업이 점차 하향세를 보이고, 그마저도 중국 업체들이 성능은 비슷하되 가격은 낮은 제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 가전 기업들이 최근 단순히 제품을 개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구독,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경기를 덜 타고 꾸준히 가져갈 수 있는 수익 모델은 물론 냉난방공조 등으로 글로벌 AI 기조에 올라타려는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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