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3일 조지호 및 김봉식 구속영장 발부…"증거 인멸 염려"
조지호 측 "그동안 판례 따라 내란죄 공범 성립 어려워"
김봉식 측 "이런 결과 발생한 것에 대해 자숙하고 있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봉쇄를 지시해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나란히 구속됐다. 현직 경찰청장이 임기 중에 구속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 청장은 앞서 이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수갑을 차고 나타난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윤 대통령이 6번 전화해서 국회의원 체포하라 지시한 것이 맞느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요구한 15명 중 김동현 판사도 있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만 조 청장의 변호인인 노정환 변호사는 이날 법원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 동안의 판례에 따라 내란죄 공범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변론했다"고 밝혔다.
노 변호사는 "포고령 발령 전까지는 계엄사령관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과 보좌관, 사무처 직원, 언론인까지 출입을 허용하라고 명백하게 지시했고 포고령 이후에는 출입 통제에 어쩔 수 없이 따랐지만 담장을 넘어가는 것은 내버려두도록 지시했다"며 "사실상 국회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서울청장은 영장심사에 불출석했다. 대신 서면으로 의견서를 제출하기 위해 변호인 최종원 변호사가 법원에 출석했다.
최 변호사는 "(김 서울청장) 본인은 어쨌든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에 대해 자숙하고 있다"며 "의뢰인 뜻에 따라 법률적 판단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지난 11일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을 긴급체포하고, 12일 오후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특수단에 따르면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수 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만나 비상계엄 관련 내용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