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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만들어줄게"… 기아 PBV 도전기 '개막'


입력 2025.02.27 17:50 수정 2025.02.27 17:54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아, 스페인 파라고나서 'EV데이' 개최

첫 PBV 모델 'PV5' 최초 공개… 총 11개 타입

카니발+봉고+다마스까지?… 용도따라 소량생산

기아 PV5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기아가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전기차 시장을 개척하고 나선다. 똑같이 찍혀 나오는 자동차를 특장업체에 의뢰해 개조하던 시장을 대중브랜드에서 흡수해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택시, 소상공인, 교통약자 등 각각 다른 수요를 한번에 노리는 동시에 전기차 영역에서의 경쟁력도 함께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인 타라고나에서 개최된 '기아 EV데이'에서 "PBV는 '왜 고객들이 여전히 제조사가 만든 제품에 의존해야하는가?'라는 하나의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됐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삶에 맞게 개인화 하는 시대에서 대부분 자동차 브랜드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적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PBV는 직역하면 목적기반모빌리티(Purpose-Built Vdhicle), 쉽게 해석하면 기아의 '맞춤형 상용차'다. 특장 업체를 통해 개조하지 않아도 제조사가 고객이 원하는 활용도에 따라 맞춤형 제작을 해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택시 미터기, 안드로이드 앱 마켓 등이 탑재돼 개개인이 전부 다른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


기아 PV5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기아 PBV의 첫 모델인 'PV5'는 경상용차의 크기로, 외부는 똑같이 생겼지만 내부 구조는 총 11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패신저 ▲카고 ▲WAV(Wheelchair Accessible Vehicle) ▲샤시캡 등의 기본 모델과 ▲레저와 휴식에 최적화된 ‘라이트 캠퍼’ ▲패신저 고급화 모델 ‘프라임’ ▲오픈베드 ▲내장/냉동탑차 및 ▲유럽 전용 ‘크루’ 등 컨버전 모델 등이다.


PV5 패신저의 경우 택시, 학원차 등 여객 운송에 적합한 모델이다. 탑승 규모와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시트 배열을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택시 사업에 필수적인 앱미터가 기본 적용돼 있으며, 카드 결제기와도 호환되는 등 택시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올인원 디스플레이'도 탑재된다.


PV5 카고는 물류 사업자를 겨냥한 맞춤형 상용차다. 사용 목적에 따라 적재 용량이 다른 ▲컴팩트 ▲롱 ▲하이루프 등 3가지로 운영되는데, 특히 PV5 카고 하이루프의 경우 동승석 ‘폴드 & 다이브’ 기능과 1열에서 화물 공간으로 바로 이어지는 ‘워크 스루’ 기능을 선택할 수 있다. 최대 적재용량은 5165L에 달한다. 화물 공간에 조명/그물망/고정장치 등 사양을 체결할 수 있게 해주는 ‘L-트랙 마운팅’도 적용할 수 있다.


PV5 와브(WAV)는 휠체어 탑승자가 안전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구성된 교통약자를 위한 차량이다. 차도로 휠체어를 내리지 않고 인도에서 바로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차량 측면 승하차 방식을 적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스타리아, 카니발 등을 구매해 전문 특장업체에 개조하는 방식에 의존해온 교통약자 차량 영역에서는 '혁신'인 셈이다.


송 사장은 "기아는 소비자들의 고충을 인식했고, 소비자들은 니즈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며 "기아 관점의 EV기술은 개인화 모빌리티 실현의 시작이며 PV5는 그 시작점"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PV5 카고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대량 양산을 기본으로 하는 완성차 업체에서는 다소 생소한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진 건, 크게 세가지 부문에서의 혁신이 뒷받침됐다. ▲PBV 전용 플랫폼 'E-GMP.S' 개발 ▲소프트웨어 솔루션 ▲PBV 전용 생산공장 구축 등이다.


기아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S를 변형한 PBV 전용 플랫폼 E-GMP.S를 그룹 최초로 적용했다. 평평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다양한 어퍼 바디를 적용할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콘셉트로 개발돼 향후 소형부터 대형 PBV까지 폭넓은 제품 라인업 대응이 가능하다.


기아는 다양한 산업군에 종사하는 고객 요구사항을 설계에 반영해 PE룸 구조를 최적화함으로써 넓은 실내 및 화물공간을 확보했다. 전기차 장점 중 하나인 편평한 플랫 플로어 구조를 2·3열에 적용하고, 차체 바닥을 낮게 설계해 탑승객 승하차 및 화물 상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혁신도 '개인 맞춤형' 차량의 완성도를 높인다. 기아 PBV는 AAOS(안드로이드 자동차 운영체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앱 마켓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특화 앱을 지원해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한다.


기아는 PBV에 차량 주요 기능을 최신화 할 수 있는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차량의 커넥티드 데이터를 통해 플릿 운영 관리 효율을 향상시키는 플릿 관리 시스템 등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제공한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조 방식도 기아 PBV의 특징이다. 기아 PBV 전용공장인 ‘화성 이보(EVO) 플랜트’는 컨베이어 및 셀 제조 방식을 결합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유연하고 효율적인 제조공정을 갖췄다.


기아 PV5 와브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이와 함께 기아는 PBV 기본 모델에 특장 사양을 더한 컨버전 모델까지 직접 제공함으로써 고객 맞춤형 생산을 극대화한다. 컨버전 파트너와 함께 ‘컨버전 센터’를 구축하고, 고객의 시간과 비용은 물론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줄이고 고품질의 컨버전 차량을 제공한다.


PV5는 올 상반기 중 국내와 유럽시장에 출시되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컨버전 모델들이 출시되며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가격은 유럽 기준 시작가가 약 3만5000 유로로, 보조금을 수령하면 3만 유로수준에서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구매도 가능하지만, 물류, 여객 운송, 교통약자 전용 등 '업종'에 맞춘 차량이 주를 이루는 만큼 PV5는 'B2B' 분야에서 수요가 주력 타깃이다. 택시 운송 회사는 패신저 모델을, 지자체에서는 와브 모델을, 물류 회사에서는 카고 모델을 고려하는 등 비즈니스적 수요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송 사장은 "현재 차량 개조 시장은 잘못된 부분들이 많다. 비용이 비싸고, 친환경적이지 않은 과정들이 있다"며 "PV5를 통해 개조비용을 낮추고, 사회적 비용도 낮추고, 친환경적 프로세스 만들어보려한다. 이것을 위해 지난 2년을 준비해왔고, 아주 역사적인 순간이다. 또 전기차 시장에서는 '퍼스트 무버'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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