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금’ 김진아 작가, 탄탄하게 쌓아가는 긴장감 [작가 리와인드(164)]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5.25 14:19  수정 2025.05.25 14:19

SF 스릴러 ‘Dr.브레인’ 이어

미스터리 액션 사극으로 돌아온 김진아 작가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Dr.브레인’으로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의 묘미를 보여줬던 김진아 작가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으로 복합장르의 매력을 구현했다.


‘탄금’은 실종됐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 분)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 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미스터리 스릴러와 멜로, 그리고 액션, 사극의 재미를 11부작에 걸쳐 차근차근 풀어내며 여운을 남겼다.


◆ SF부터 미스터리 사극 액션까지, 스릴러의 다양한 변주


애플TV플러스 최초의 한국 드라마로 주목을 받았던 ‘Dr.브레인’은 천재 과학자가 자신과 타인의 뇌를 동기화하여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의 SF 스릴러로, ‘뇌과학’이라는 낯선 소재를 탄탄하게 풀어내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호평을 받았었다.


큰 줄기는 뇌과학자 세원(이선균 분)이 아들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로, 이를 파헤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그려졌다. 여기에 뇌에 담긴 기억과 의식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자신에게 실험하며 벌어지는 기이한 일들이 미스터리하게 전개된다.


특히 뇌가 동기화되면 벌어지는 현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배우 이선균을 비롯해 드라마 전반에 깔린 기이한 분위기를 적절하게 연출한 김지운 감독 등 극본, 연기, 연출 삼박자가 조화롭게 맞아떨어졌고, 이에 애플TV플러스의 오리지널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조성됐었다.


‘뇌과학’이라는 낯선 소재에, 애플TV플러스라는 플랫폼의 높은 진입장벽 탓에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르진 못했지만, 그럼에도 묵직한 이야기를 탄탄하게 풀어낸 ‘웰메이드 스릴러’로 장르물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었다.


‘탄금’ 또한 ‘잘 만든’ 신선한 사극으로 호평을 받았다. 홍랑의 실체를 둘러싼 진실이 한 축을 이루는 동시에, 그를 의심하면서도 빠져드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재이의 내면이 ‘탄금’을 더욱 풍성하게 했다. 조선의 거대 상단 민상단의 비밀이 베일을 벗으며 보는 이들에게 선사하는 충격까지. 여러 갈래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과정 속, 액션을 보는 재미와 사극의 매력을 부각하는 영상미도 확인할 수 있었다.


‘탄금’은 공개 후 조회수 220만회, 시청시간 2410만 시간을 기록해 비영어 TV쇼 부문 6위에 오르기도 했는데, 해외 시청자들에게 사극의 매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도 받았다.


일각에서는 ‘탄금’의 전개가 느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초반 ‘탄금’ 세계관이 설명되는 과정이 다소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만 홍랑과 재이의 흔들리며 바뀌는 관계성, 소름 돋는 반전을 위한 빌드업 등 느려서 여운이 더 길었다는 반응도 없지 않다. 11부작으로 OTT 시리즈물 중에선 호흡이 다소 긴 편에 속했지만, 웰메이드 드라마의 재미를 느끼게 한 ‘탄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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