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는 13년만, 이본은 21년 만에 라디오 복귀
10대 청취율 2.6%에 불과...젊은층 유입이 과제
최근 라디오 시장에 반가운 활기가 돌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라디오 스타들이 다시 마이크를 잡으면서, 침체된 라디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엔 ‘전설의 DJ’로 평가되는 가수 이문세가 라디오에 복귀했다. 이는 2011년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 이후 13년 만이고, MBC 표준FM 기준으로만 치면 ‘별이 빛나는 밤에’ 이후 무려 27년 만의 라디오 복귀다. ‘밤의 문교부 장관’ ‘별밤지기’ 등의 별명을 얻으며 라디오 팬들의 열성적인 지지를 받았던 그는 이전처럼 직접 콘솔을 다루면서 전문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청취자와 적극 소통하며 추억을 자극한다.
올해는 배우 겸 가수 이본도 라디오로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볼륨을 높여요’ 초대 DJ로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청취자를 사로잡았던 이본의 복귀는 무려 21년 만이다. 지난달 30일 그가 진행하는 KBS 2라디오(106.1MHz) ‘이본의 라라랜드’가 진행됐는데, 첫 방송임에도 청취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가족 같은 분위기를 이어 나갔다.
‘이본의 라라랜드’ 윤성현 PD는 “타겟 청취자들을 돌아오게끔 하고 싶다. 본이 언니를 청소년 시기에 들었는데 사느라 바빠서 잊고 살았던 4050일 수 있고, 30대도 포함될 수 있는데, 그런 분들이 다시 라디오를 듣게끔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라디오라는 감수성을 코어에 간직하고 있지만, 일상을 사느라 잊고 살았던 분들을 다시 라디오로 돌아오게 하고 싶다”며 “기존의 청취 파이가 아니라 신규 파이를 얻고 싶다.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싶다”고 바랐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0일 발표한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디오 이용률은 15.6%로 전년(19.7%)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전히 40~50대 내에서 라디오 이용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장년 층에게 ‘레전드’들의 복귀는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젊은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라디오를 통해 얻었던 위로와 공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새로운 청취층, 특히 젊은 세대의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레트로’ 트렌드와 맞물려 신선함을 선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이미 유튜브, 넷플릭스 등 다양한 시청각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라디오가 과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라디오 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조사 결과에서도 연령별 라디오 청취율은 40대와 50대가 각각 24.6%, 22.5%를 기록한 것과 달리 20대는 7.2% 그리고 10대는 불과 2.6%에 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 방송 작가는 “미디어 소비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아날로그적 감성을 고수하는 것을 넘어, 팟캐스트,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를 강화해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특히 30대 이상 주 청취층 외에 젊은 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포맷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듣는 매체’의 한계를 넘어, 보이는 라디오, 라디오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짧은 영상 등 시각적인 요소를 접목하여 다양한 플랫폼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도 대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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