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한통에 3만원"…역대급 폭염에 농산물 가격 급등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7.13 14:22  수정 2025.07.13 14:24

수박 평균 소매가 2만9115원…일주일 새 22.5% 올라

지난해 보다 36.5% 비싸…평년 가격 比 38.5% 높아

닭고기 소매가 ㎏당 6070원…가격 점차 더 오를 듯


최근 수박값이 평년 대비 38%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뉴시스

올여름 이른 무더위가 농축산물 물가를 흔들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수박과 배추 소매가격이 20% 넘게 급등한 데 이어, 초복을 앞두고 닭고기 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박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1개에 2만9115원으로 일주일 새 22.5% 올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36.5% 비싸고,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38.5% 높다. 평년 가격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을 뜻한다.


수박 소매 가격은 지난 4일까지만 해도 2만3000원대였으나 7일과 8일 각각 2만5000원대, 2만6000원대로 뛰었다. 그러다 10일 2만8000원대가 됐고 11일 2만9000원대로 오름세다.


수박값 상은 지지난달 일조량 감소 여파로 수박 생육이 지연된 데다 무더위에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유통업계는 무더운 날씨가 생육에 영향을 미쳐 수박 당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기준치 이상의 물량이 부족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여름철 호우와 폭염으로 수박값이 비쌌다. 특히 8월 평균 수박값은 3만원대를 기록했다.


다른 제철 과채인 멜론은 1개에 1만원이 넘는다. 평균 소매 가격이 1만76원으로 1년 전보다 21.7% 비싸고 평년보다 16.3% 올랐다.


복숭아(백도)는 10개에 2만3천97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약 10% 비싸지만, 최근 소매 가격은 내림세다. 이 밖에 깻잎은 100g에 2648원으로 전년 대비 14.4% 올랐고 평년보다 24.6% 비싸다.


여름철 가격 변동 폭이 큰 배추와 무 1개의 소매 가격은 각각 4309원, 2313원으로 1년 전보다 10%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일주일 새 가격이 배추는 27.4%, 무는 15.9% 오르는 등 최근 상승 폭이 커져 유통업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배추는 지난 9일까지만 해도 3700원대였으나 지난 10일 3983원으로 올랐고 11일 4309원으로 4000원 선을 넘었다. 무는 9일 2033원에서 10일 2127원, 11일 2313원으로 최근 사흘간 오름폭이 컸다.


축산물 중에서는 소비량이 늘어난 계란값이 강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계란(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평균 7162원으로, 전년 대비 5.9% 올랐다.


유통업계는 계란 가격이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시세가 더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닭고기의 경우 육계 폐사와 여름철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이 점차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닭고기 소매 가격은 ㎏당 6070원으로 1년 전 수준이지만, 한 달 전보다 11% 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과 축산물 생산성 저하가 우려돼 수급 안정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배추의 경우 정부 가용 물량으로 3만5500t(톤)을 확보해 수급이 불안할 때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고사·유실 피해에 대비해 배추 예비묘 250만주를 준비하고, 병해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제 약제를 지원할 예정이다.


시설 채소류와 과일류는 농촌진흥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생육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배수 관리, 햇빛 차단 등 현장 기술 지도를 강화했다.


농식품부는 수박의 경우 이달 하순부터 출하 지역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축은 폭염 피해 이력을 분석해 고위험 농가를 점검하고 농가에 비타민제 등을 지원하는 한편 축사 관리 요령을 알리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체감 물가를 낮추기 위해 할인 행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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