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뚫고 해외까지”…새로운 감각들로 가득 채운 ‘쉐도우’ [D:현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5.09.09 18:20  수정 2025.09.09 18:28

임오화변(1762년, 영조 38년)은 조선왕조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허재인 작가는 “아무리 역사라 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사건”을 모티브로,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있던 사도와 영조의 감정을 뮤지컬 ‘쉐도우’에 담아냈다.


ⓒ블루스테이지

작품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히기 전날인 1762년 7월 3일부터 세상을 떠난 7월 12일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공연은 옥추경이란 역사 속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더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타임루프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서사는 물론 ‘쉐도우’에는 ‘새로운 감각’들이 가득하다. 대표적인 것이 ‘음악’이다. 록을 기반으로 하되 사도의 넘버에는 록 발라드부터 언록 발라드, 익스페리멘탈 메탈, 시이키델릭 록 등 실험적인 사운드를 통해 혼란과 절규, 분열의 감정을 표현한다. 반면 영조의 넘버는 냉혹한 결단의 순간엔 하드 메탈이, 형 경종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맑고 섬세한 포크 발라드로 감정을 풀어낸다.


김현준 연출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백암아트홀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앤디 로닌슨, 허재인 작가와 숏폼 뮤지컬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적이 있다”면서 “의기투합해 공연을 만들자고 하다가 사도세자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너무 신파적으로, 또 전통적으로 그리고 싶진 않았다. 록 음악을 사용해서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고 3년간 고민을 하다가 ‘시간여행’이라는 콘셉트를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쉐도우’는 단 두 명의 인물, 사도와 영조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되는 2인극이다. 앞서 지난 3월 쇼케이스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신은총과 조용휘가 사도 역으로, 한지상과 김찬호가 영조 역으로 본 공연까지 함께 한다. 여기에 진호(펜타곤)와 박민성이 각각 사도와 역조로 새롭게 합류했다.


한지상은 “처음 대본과 음악을 들었을 때 ‘되겠다’라는 세 글자가 떠올랐다”면서 “그 다음 든 생각은 ‘나부터 잘하자’였다. 좋은 기회와 그림을 만들어준 이들에게 꼭 도움이 되는 배우가 되려고 했다”고 말했다.


김현준 연출은 “작품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우리의 역사가 새롭게 다가가길 바란다”면서 “아이와 부모간의 거리가 친밀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부모도 아이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었는데, 좋은 평들이 많았다. ‘이제 한국은 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해외만 남았다”며 글로벌 진출을 향한 야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쉐도우’는 9월 5일부터 10월 26일까지 백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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