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KB 수장 전격 교체…AI·보안 체질개선 나선다(종합)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10.30 11:23  수정 2025.10.30 11:40

SKT, 법조인 출신 정재헌 CEO 선임… 보안 강화·AI 거버넌스 정착 주도

김성수 SKB 신임 사장, 유료방송 침체 속 AI·미디어 포트폴리오 재편 지휘

정재헌 신임 SK텔레콤 CEO. ⓒSK텔레콤

SK그룹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유·무선 통신 사업을 담당하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CEO가 일제히 교체됐다.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흔들린 조직 신뢰를 회복하고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선 인사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정재헌 대외협력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 SK텔레콤이 법조인 출신 CEO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정재헌 신임 CEO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약 10년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2019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뒤 다음 해 법무그룹장으로 SKT에 합류했다.


2021년 SK스퀘어 설립 시 창립 멤버로서 투자지원센터장을 맡아 전략, 법무, 재무 등 회사의 주요 부서를 총괄했다. 2024년부터는 SKT 대외협력 사장으로 ESG·CR·PR 기능을 총괄하며 SK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UPEX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으로서 그룹 전반의 경영 시스템을 선진화를 이끌었다.


오랜 공직경험과 SUPEX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 SKT 대외협력 사장 등 그룹 내 주요 요직을 거친 법률가 출신 전문경영인인 만큼 기본과 원칙을 바탕으로 조직 내실을 다지고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올해 4월 유심(USIM) 해킹 사태로 전산망 계정 정보 관리 부실, 암호화 미흡, 침해 대응 소홀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이로 인해 회사의 신뢰도와 시장 내 입지가 크게 흔들렸다.


이 사고로 '부동의 40% 점유율'이 무너졌고 막대한 금전적 손실도 입었다. 위약금 면제, 유심 교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대리점 보상안이 대표적이다.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시행하며 마케팅 비용도 늘었다.


이날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SK텔레콤의 영업이익(연결)은 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이상 급감했다. 개인정보위 과징금 1348억원 반영으로 당기순실은 1670억원을 기록했고 가입자 이탈 및 고객 보상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3조9780억원에 그쳤다.


뿐만 아니라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을 정보보호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매년 수천억원의 투자가 예상된다.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 체계 강화를 주도하며 SKT의 AI·통신 사업을 이끌어야 할 과제가 정 신임 사장에게 놓여있다.


보안 강화·AI 거버넌스 정착 주도 과제

SK텔레콤은 AI 인프라·서비스·데이터 거버넌스의 연결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체계적 도약을 도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분산돼 있던 전사 AI 역량을 AI CIC로 재편,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새롭게 출범하는 통신 CIC(사내회사)장에 선임된 한명진 CEO와 호흡을 맞춘다.


SKT는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추진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을 지난 8월말 개최하며 본격적인 구축 단계에 돌입했고, 오픈AI와 서남권 전용 AI DC 구축 MOU를 체결해 향후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에이닷은 ‘A.X 4.0’과 ‘GPT-5’ 적용을 통해 대화 품질과 서비스 확장성을 높였으며, 티맵에 확대 적용해 고객 접점을 강화했다. 또한 SKT는 ‘에이닷 비즈’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군으로의 확산을 추진하며, 기업용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한층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 AI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처럼 AI 사업을 기반으로 B2B(기업간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에서 '돈 버는 AI'를 구현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전망이다.


정 사장은 정보보안 기술 고도화와 인력 양성에도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사이버 침해 사고를 위기에 준하는 비상 사태로 규정하고, 조사권 강화를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보안 의무 위반에 대해 과태료·과징금을 상향하고 이행 강제금과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사이버 침해 사고 시 늑장 신고하거나 은폐 관행을 막기 위해 해킹 정황이 확인된 경우에는 기업이 신고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정부의 강도 높은 점검과 제재 수위 상향으로 정 신임 사장은 보안 기준 강화, 이용자 보호, 보안 인력 확충 등 대응책을 다양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유·무선 가입자 확대, AI 사업 성과 본격화 등 전사 이익 방어에도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날 SK텔레콤은 재원 마련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은 SK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에 판교 사옥을 오는 11월 26일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판교 사옥 매각은 자산 유동화 차원이며, 미래 성장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라며 재무 건전성 제고와 신규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성수 사장, 유료방송 침체 속 AI·미디어 포트폴리오 재편 지휘


김성수 신임 SK브로드밴드 사장ⓒSK브로드밴드

이날 SK브로드밴드도 김성수 유선·미디어사업부장을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성장 둔화가 지속되는 유료 방송 시장에서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미디어 포트폴리오 재편이라는 막중한 역할이 김 신임 사장에게 주어졌다.


유료방송 시장 침체 속에 SK브로드밴드는 만 50세 이상 또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조직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중장기적인 사업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 등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김 신임 사장은 SK그룹 내에서 30여 년간 쌓아올린 마케팅 전략 및 고객 기반 확대 노하우를 활용해 조직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창출하는 데 리더십을 발휘할 전망이다.


그는 AI 기반의 초개인화된 미디어 포털 서비스 ‘AI B tv’를 출시하는 등 유선·미디어 사업의 서비스 혁신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


최근에는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해 고객채널 차별화 전략과 고객 서비스 품질 혁신을 신속하게 실행하는 등 강한 추진력을 발휘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AI·DT(디지털 전환) 기반 고객 중심의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SK브로드밴드의 지속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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