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해사고 여파 속 연말 인사…통신 3사 내년 키워드는 '회복'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5.11.10 11:13  수정 2025.11.10 11:23

해킹·보안 리스크에 재무 타격…유·무선 성장 둔화 속 '돈 버는 AI' 핵심 과제

SKT 유료 모델·KT AX 수익화·LGU+ AIDC 확장 등

서울 시내 전자상가 휴대폰 판매점에 붙은 이동통신 3사 로고. ⓒ연합뉴스

연말 인사에 돌입한 통신 3사의 내년 사업 전략은 '회복'이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올 상반기 해킹 사고와 비용 부담으로 실적이 흔들린 SK텔레콤을 비롯해 KT와 LG유플러스도 하반기 악재와 조직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성장률 둔화가 지속되는 유·무선 보다는 AI 사업의 수익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르면 이번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말 최고경영책임자(CEO), 통신·AI CIC장을 새로 선임한 SK텔레콤은 임원들에게 퇴직·보직 변경 등 인사 내용을 통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구성을 앞당겨 새 체제를 조기에 안착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그룹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달 중하순께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CEO 후보를 16일 오후 6시까지 공개 모집하며,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수장이 교체되면 그에 따른 임원진 재편도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한 달 내 통신 3사의 경영진 체제가 모두 새로 짜일 전망이다.


해킹·보안 리스크에 재무 타격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와 LG유플러스까지 보안 리스크가 번진만큼 경영진은 내년을 혼란한 조직을 정비하고 실적 회복해야하는 원년으로 삼아야 할 과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SK텔레콤은 침해 사고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징금, 요금 감면 등 마케팅 비용 확대로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522억원, 20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4분기에도 ‘고객 감사 패키지’에 따른 요금 감면과 데이터 추가 제공 등이 이어져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KT도 사실상 클라우드와 부동산 이익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연결 기준 16.0% 증가한 538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별도 기준으로는 340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견줘 0.6%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4분기는 '무단 소액 결제' 사고에 따른 유심 교체, 데이터 지원 등 고객 보상안 비용이 반영돼 실적 부담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에 대해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5년 연결 영업이익 증가는 다소 불투명해졌다"면서 "SKT와 KT 사례로 보면 LGU+ 역시 4분기 해킹 관련 비용 발생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무 타격이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사 경영진은 예년 수준의 회복에 방점을 두고 조직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무선 성장 둔화 속 '돈 버는 AI' 핵심 과제

3사는 공통적으로 AI 데이터센터(AI DC)·거대언어모델(LLM)·AI 콘택트센터(AICC) 등 주요 AI 사업 기반을 구축한 성과를 강조했다. 따라서 내년에는 이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일환으로 SKT는 전사 AI 역량을 AI CIC(Company in Company)로 재편, AI 중심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도록 조직을 개편했다. 이를 위해 AI CIC장에 유경상 Corp. Strategy센터장과 정석근 GPAA사업부장을 공동 선임했다.


SKT는 AI 에이전트 '에이닷' 성장세에 힘입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유료 모델의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식은 구독 상품 또는 결합 상품 형태가 예상된다. 에이닷은 9월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B2B(기업간거래) 수익 모델의 경우 이미 올 4분기부터 매출 발생을 예상하고 있다.


AI DC(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주력 AI 사업의 한축이다. SK텔레콤은 AWS(아마존웹서비스)와 추진중인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서울 구로 지역에도 AI DC 건설을 추진중이다.


KT는 자체 LLM과 마이크로소프트 협력을 기반으로 AI·AX 사업의 수익화 모델을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매출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3분기 AI·IT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줄어든 2943억원을 나타냈다.


KT는 3분기부터 AI 멀티모델 전략의 모델 라인업을 출시하며 한국적 LLM을 선보이고 있다. 7월에는 독자 개발 모델 ‘믿:음 K 2.0’을 공개했고, 9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협력 기반의 ‘SOTA K(State of the Art)’와 메타 오픈소스를 활용한 ‘Llama K’를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산업별 맞춤형 AX 로드맵을 컨설팅하는 ‘KT 이노베이션 허브(Innovation Hub)’를 개소하는 등 산업 맞춤형 지원 거점으로 운영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LG유플러스도 AI 에이전트, AIDC 사업 성과 등에 집중하고 있다. 3분기 AIDC, 솔루션, 기업회선 등 사업이 포함된 기업인프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279억원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AIDC는 평촌 2센터 신규 고객사 입주로 가동률이 늘었고,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 AIDC 사업 강화를 위해 LG유플러스는 파주에 신규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코람코자산운용과 협업해 DBO 사업에 진출하는 등 관련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AI 에이전트 '익시오'의 경우 연내 100만명, 3년 내 600만명 이용자 확보 목표를 달성한 뒤 단계적으로 유료화를 시도하겠다는 목표다.


AI 사업 드라이브 외에도 저수익 사업 정리와 고정비 절감 등으로 AI 사업 투자 재원 마련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 판교 사옥을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자산 유동화 차원이며 미래 성장 투자 재원 마련 목적"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조직 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을 단행, 600명이 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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