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9세 청년 고용률, 44.6%
“경력 중심 채용 청년에게 불리”
“청년 많이 일하는 제조업 부진도 영향”
지난 6일 세종시 어진동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세종청년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청년층 고용 한파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올해 10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1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청년고용 악화가 만성화되는 모습이다. 30대 중 ‘쉬었음’ 인구도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중장기 노동공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2025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이후 18개월째 내리막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9만3000명 증가했지만, 청년층 일자리는 오히려 줄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경력직 중심의 채용과 수시 채용 확대가 청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청년층이 많이 종사하는 제조업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조업 취업자는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며 고용시장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30대 ‘쉬었음’ 33.4만명…건강악화·미스매칭 등 이유
지난 9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희망 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10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58만명으로 1년 전(244만5000명)보다 약 13만5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4000명으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데이터처가 지난 5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경제활동-비임금근로 부가조사’에 따르면 30대가 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몸이 좋지 않아서’(30.8%)가 가장 많았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27.3%)가 그 뒤를 이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결혼·출산이 늦어지고 비혼이 늘면서 가사·육아로 인한 ‘쉬었음’ 인구는 줄었지만, 퇴사 후 휴식이나 건강 문제, 일자리 부재로 인한 ‘쉬었음’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30대가 단순히 구직을 포기한 계층이 아니라 건강 악화와 직무 미스매칭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와 번아웃 완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용 없는 기업…구직포기 장기화 우려
지난 9월 1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희망 업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도 청년 고용 부진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거나 ‘미정’인 기업이 전체의 62.8%에 달했다.
이 중 채용이 아예 없는 기업은 24.8%로,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채용 인원을 줄이겠다는 기업 비중도 40%에 달해, 대기업 중심의 고용 축소가 청년층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년 고용 부진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노동공급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청년 인구 자체가 빠르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면 향후 생산가능인구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국가 경제의 활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25년 기준 15~29세 청년 인구는 약 618만명으로, 2015년(약 820만명)보다 200만명 이상 줄었다. 여기에 ‘쉬었음’ 인구 급증이 겹치면서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고용시장에서 소외된 청년층을 방치할 경우 단순한 실업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년층의 경력형성 지원, 산업 전환기에 맞는 직무교육 확대, 건강·복지 정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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