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증언' 이유로 법정 서게 된 모텔 업주…법원, 무죄 선고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5.11.29 11:12  수정 2025.11.29 11:12

"'기억의 재구성' 이론상 기억 왜곡될 수 있단 점 고려해야"

"위증죄 처벌 감수하며 허위 증언할 이유·동기 없어"

檢, 항소심서 '사전에 위증 부탁 받아' 주장했지만 기각 당해

법원 ⓒ데일리안DB

모텔에서 일어난 성범죄 사건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모텔 업주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작은 창문으로 하루에도 손님 여럿을 짧게 응대하는 업무 특성상 당시의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고, 증언이 객관적 사실과 일부 다르다고 해서 위증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7월 모텔 업주였던 A씨는 한 준강간 혐의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2022년 12월 새벽 3시쯤 남녀가 투숙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사건 당시 여성이 그렇게 많이 취해 보이지 않았고 차분히 남성 뒤에 서 있었다"며 "남성이 술에 취해 돈을 내지 못하자 여성이 재촉했고, 그 말을 듣고 남성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서 계산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A씨의 증언과 달리 사건 당일 남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만취 상태의 여성을 데리고 와 방을 달라고 했고, 남성으로부터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요금을 결제했다며 A씨를 위증죄로 법정에 세웠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기억나는 대로 증언했을 뿐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한 적이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1심에서 A씨의 증언 중 '결제'에 관한 증언은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작은 창이 있는 계산대에서 하루에도 손님 여럿을 응대하고, 남녀를 응대한 건 새벽 3시께 짧은 순간에 불과하므로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고 봤다.


이어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연구되는 '기억의 재구성' 이론상 기억이 왜곡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증언 중 일부가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해서 '기억에 반하는 증언'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가 위증죄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남성을 위해 허위 증언을 할 만한 이유나 동기도 없다고 보고 무죄를 내렸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항소심에서 "A씨가 사전에 위증을 부탁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위증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사정 등을 근거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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