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 자리 채운 테슬라…저무는 '독일차 시대'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12.02 06:00  수정 2025.12.02 06:00

1~10월 수입차 판매 '3위' 꿰찬 테슬라

獨 럭셔리 2강 위협하는 순수 전기 브랜드

아우디 6위, 폭스바겐 10위권 밖으로

덮어놓고 믿던 '독일 명차' 시대 저물어

ⓒAP/뉴시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덮어놓고 믿던 '독일차'의 명성이 저물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아성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아우디, 폭스바겐 등 상위 5위권에 늘 이름을 올리던 주요 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면서다.


특히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의 '톱3' 진입이 2년 연속 확실시되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 판도도 크게 뒤바뀌는 모습이다.


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테슬라의 누적 판매량은 4만7962대로, BMW(6만4015대), 메르세데스-벤츠(5만4121대)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4위인 렉서스(1만2855)와는 격차가 커 사실상 올해 수입차 판매 '톱3'는 BMW, 벤츠, 테슬라로 확실시됐다. 테슬라가 3위에 오른 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5위는 1만1929대를 판매한 볼보로, 올해 연말까지 5개 브랜드간 순위는 변동되더라도 새로운 브랜드의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고했던 '독3사' 명성이 흐려졌음을 증명하게 됐다. BMW, 벤츠의 판매량은 여전히 건재하지만 늘 '독일 명차' 반열에 들던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순위권에서 사라지면서다.


2023년까지 3위권을 놓지 않던 아우디는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크게 줄기 시작해 올해 역시 10월까지 9547대에 머무르면서 6위권에 머물렀다.


올 초부터 다양한 신차를 출시해 연말까지 1만대 판매는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5위인 볼보와 2000대 이상 격차가 벌어진 만큼 5위권 내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산 프리미엄 대중브랜드로 사랑받던 폭스바겐의 추락은 더욱 뼈아프다. 폭스바겐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048대로, 10위 안에도 들지 못한 상태다. 최근 5년간 매년 판매량이 하락 곡선을 그린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연간 1만대 판매를 넘기지 못할 예정이다.


아우디 Q6 E-트론 ⓒ아우디코리아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자리를 꿰찬 테슬라의 약진은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업계의 판도가 크게 뒤바뀌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오랜 역사가 증명하는 브랜드력이 곧 판매량을 증명하던 시대가 저물고있단 의미다.


업력이 길지 않은 데다 '전기차'만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테슬라의 성장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작년 BMW, 벤츠에 이어 올해 2년 째 3위 안착이 확실시됐지만, 판매량은 작년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뛰었다.


올 10월까지 테슬라의 판매량은 4만7962대로, 올 연말까지 집계가 완료되면 6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올 1~10월 누적판매량이 작년 연간 판매 대비 60% 이상 늘어난 상태다.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이미 변화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브랜드력과 원산지 등을 고려했다면, 점차 차량 내 경험과 기술력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소비자들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10개 이상의 라인업을 운영하는 수입차 시장에서 차종 5종을 갖고 연간 5만대를 판매한다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테슬라의 약진은 내연기관이냐, 전기차냐의 싸움이 아니라 차량 내에서 소비자가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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