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더 위험해지는 '이것'…"방치하면 위험 커진다"[119시그널]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5.12.02 10:05  수정 2025.12.02 10:11

고혈압 환자, 4년 새 13% 증가

규칙적 혈압 기록…생활 습관 개선 필요



급격한 기온 변화, 사회적 스트레스, 감염병 확산 등 우리 곁에 존재하는 위기 신호를 분석하고 현장에서 들려오는 ‘119 시그널’을 통해, 사회가 놓치고 있는 건강의 최전선을 기록합니다.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 분석으로 ‘응급상황’이 되기 전 건강의 위험 신호를 알려드립니다.



ⓒ데일리안 AI 디지털 아트

기온이 떨어지면 혈압은 가장 먼저 반응한다. 겨울철에는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혈압이 쉽게 치솟는 만큼, 작은 변화도 심뇌혈관 질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매년 12월 첫째 주는 한국고혈압관리협회가 제정한 ‘고혈압 주간’으로, 고혈압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시기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에는 혈압 변동 폭이 커 평소 정상 수치였던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며 “주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나트륨 제한 등 생활습관 관리를 지속하는 것이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고혈압 환자 760만 시대…“꾸준한 관리 필요”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환자는 2020년 671만0671명에서 2025년 760만5577명으로 4년간 약 13% 늘었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유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데다,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가 겹치면서 환자 규모는 매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 이상일 때 진단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조용한 질환’으로 불리지만, 방치하면 뇌졸중·심근경색·심부전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본태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전체 환자의 약 90%를 차지하는 본태성 고혈압은 유전 요인, 체중 증가, 짜게 먹는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반면 이차성 고혈압은 신장질환·내분비계 이상 등으로 발생한다.


송영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추운 계절에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평소보다 쉽게 상승한다. 기존 고혈압 환자는 물론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40대 이후라면 계절 변화 시기마다 혈압을 자주 점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의료기관 혈압뿐 아니라 가정혈압이나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서는 긴장으로 혈압이 일시적으로 높아지는 ‘백의고혈압’,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이나 일상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어 일상 속 혈압 관리가 필수적이다.


“일정한 혈압 유지…장기 손상 막아야”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나트륨 섭취 제한, 절주, 금연, 체중 조절만으로도 상당수 환자에서 혈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조절이 힘든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이는 혈관과 장기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관리 수단이다.


송영우 교수는 “고혈압 약은 무조건 오래 먹어야 한다는 오해가 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혈압 조절 상태에 따라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해 장기 손상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겨울철에는 외출 전 준비운동, 과도한 야외 활동 자제, 따뜻한 복장 착용 등 혈압 상승 요인을 최소화하는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하루 30~40분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 조절,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도 기본이다. 가정혈압기를 활용해 아침·저녁 규칙적으로 혈압을 기록하면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송 교수는 “고혈압은 증상이 거의 없어 스스로 잘 느끼지 못한다”며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생활습관 개선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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