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도요까와 ⓒ도요까와
2019년 개국하여 2024년까지 네이버앱에서 방영하던 ‘네이버 NOW.’ 스트리밍 방송에는 많은 그래픽이 들어갔다. 여러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한 프로그램 방송 하나하나마다 타이틀 로고부터 메인 이미지까지 필요했기 때문이다. 반십년 방송하는 동안 수천장의 이미지가 사용되었다. 이 당시 여러 협력 파트너사가 외주를 맡았는데 당시 과반 이상의 외주를 담당했던 (주)에이비티스튜디오의 대표 도요까와 화백의 근황을 들어봤다.
지난 10월 경기문화재단 선정작가 단체 프로젝트 활동의 일환으로 송원아트센터에서 전시를 마친 그는 “디자이너 할 때는 돈은 많이 벌어 좋았고, 미술만 하는 화가가 된 뒤에 돈은 덜 벌게 되었지만 삶에 활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네이버 NOW.는 2019년 개국하여 2024년까지 네이버앱을 통해 방송을 했던 프로그램으로 대표적으로 GOD의 점심어택, 박재범의 Broken GPS, 염따 더콰이엇의 랩하우스 온에어, 헤이즈의 일기, 자이언티의 SAP, 박나래의 대외비, ITZY의 빈틈있지, 강호동의 걍나와, 김종서 홍경민의 쌩수다 등의 스트리밍 쇼를 방송했던 프로젝트였다.
2024년, 5년간의 방송을 마지막으로 폐국한 뒤, 해당 프로젝트의 과반 넘는 그래픽 제작을 담당했던 도요까와는 디자이너 활동을 접고 미술 작업을 하는 화가가 되었다.
WE GONNBE OKAY, 혼합재료 위 그래피티, 60x140cm, 2025년작 ⓒ도요까와
Q. 지난 10월, 전시회 2개를 동시에 진행했다.
A. 그 달 우연히 전시회 2개를 동시 진행하게 되어 매우 바빴다. 디자이너 활동만 하다가 화가가 된지라 그냥 여러 공모나 오픈콜이 있으면 모두 응모하고 있다. 원래 올해초 경기도에서 주관한 경기문화재단 아트경기 프로젝트에 선정작가가 되어 10월에 전시를 하기로 했었는데, 생각없이 오픈콜 공지를 본 어느 뮤지엄에도 선정이 되었다.
그 뒤에 전시일정을 보니 2곳 전시회 일정이 동시에 겹쳤다. 다행히 오프닝 세레머니 날짜는 겹치지 않아 두군데 모두 참여했지만 작품을 이곳저곳에 보내며 미술품 운반업체와 소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Q탈이 나지는 않았는가.
다행히 탈이 나서 잘못된 일이 나오거나 펑크가 나진 않았다. 디자이너 시절 방송 관련 디자인을 하니 늘 동시에 여러가지 일이 한꺼번에 터지는게 일상이었다. 그런 경험을 반십년 하다보니 ‘내성’ 같은 것이 생겼나 보다.
Q 디자이너 활동을 접고 미술가 활동을 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디자이너는 확실히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참 좋았다. 네이버 NOW. 방송이 개국 때부터 폐국까지 벌은 돈을 계산해보니 5년간 16억원 조금 더 넘더라. 이런 돈은 화가의 경우 명백히 유명한 화가만이 벌 수 있고, 9할의 보통 화가들은 접할 수 없는 액수이다. 이런 것처럼 디자이너는 확실히 돈을 잘 버는 직업이긴 하다.
반면 미술가는 백남준 화백처럼 명확히 유명하고 걸작을 남기는 이가 아닌 이상 큰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하나 좋은건 정신적 자유, 정신적 독립감을 가질 수 있다.
돈이 많아지면 인생에 자유도는 떨어지고, 돈이 적어지면 인생의 자유도는 높아지는 것이 바로 디자이너와 미술가의 차이라 본다.
Q 다음 미술활동이 잡힌게 있는가.
아직 없다. 올해는 ‘희망’을 주제로 6점의 작품을 그리고 만들었다. 경기도 경기문화재단의 선정작가가 되어 프로젝트 후원금이 나와 재료비가 생겨 제작할 수 있었다.
일단 올해 그린 그림 대부분을 판매 성공하여 ‘밑천’이 생겨 재료비는 걱정없게 되어 내년 활동은 확실히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당장 잡힌 다음 활동은 없어도 활동할 주제가 있으면 바로 제작 활동을 시작할 참이다.
Q 디자이너 활동은 아예 접었는가.
아니다. 방금 말했듯 엄청난 유명 작가가 아니면 큰 돈 만지기는 커녕 생활도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생업 개념으로 작은 프로젝트는 열심히 하고 있다. 미술 활동을 하다보니 전처럼 억 단위 대형 프로젝트 참여는 안되지만, 단가와 규모가 작은 소소한 디자인 프로젝트는 생업을 위해 임하고 있다.
Q 미술활동 목표 같은게 있는지.
네이버 NOW. 방송 프로젝트를 할 때 가장 기쁜 일이 있었다. 내가 가수 헤이즈의 팬인데 헤이즈의 네이버 NOW. 방송의 쇼타이틀을 제작하는 일이 생겼다. 헤이즈의 일기라는 스트리밍 방송이었는데 팬의 입장으로 이 쇼타이틀을 내 뇌로 발상하고 내 손으로 디자인 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었다.
바로 이 일화가 내 디자인 활동을 하던 때의 가장 큰 영광이었는데, 미술활동으로 인해 저런 유사한 개념의 영광을 또 누렸으면 좋겠다. 내가 동경하거나 존경하는 사람과 미술활동을 바탕으로 작은 인연이라도 엮여보고 싶은게 꿈이자 목표이다.
Q 디자이너에서 미술가로 전향했듯 다른 활동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9년 전 ‘천주성교공과 복각판’이라는 천주교 기도책을 출판한 적 있다. 교회인가를 받은 뒤 지금도 가톨릭출판사 유통망을 통해 구매할 수 있는데 도서 사업이 생각보다 꾸준하게는 수익이 났다.
다른 활동을 더 하게 된다면 출판 관련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 이유는 큰 돈은 안되더라도 꾸준한 수익이 나서. 화가 생활 이후에 생활고에 시달릴 정도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돈에 대한 이상한 집착이 생겼고, 정확히는 ‘꾸준한 수익’에 대한 욕망이 생겼다. 출판 사업을 더 펼친다면 꾸준한 도서 판매액이 더 늘어날 터이고 이는 화가 활동하는데 유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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