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여도 세상을 바꿔보겠어"…'프로보노'가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D:현장]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5.12.02 16:19  수정 2025.12.02 16:24

드라마 '프로보노'에서 박기쁨 역을 맡은 소주연이 제작발표회에서 "나 하나로 세상이 바뀌겠어라는 마음보다 나 하나지만 바꿔보겠어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라며 진심 어린 눈물을 흘렸다.


ⓒtvN

'프로보노'는 출세에 목맨 속물 판사가 본의 아니게 공익 변호사가 돼 초대형 로펌 구석방, 매출 제로 공익팀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법정 드라마다.


2일 오후 온라인 중계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김성윤 감독, 정경호, 소주연, 이유영, 윤나무, 서혜원, 강형석이 참석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 '이태원 클라쓰' 등을 연출한 김성윤 감독은 "첫 법정물이다. 항상 드라마를 연출할 때마다 떨리고 부담되지만 특히 이번 드라마는 출연자, 대사량, 에피소드 등이 많아 긴장됐다"며 "다른 법정 드라마와 차별점은 공익사건을 다룬다는 점이다. 유기견,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의 소외계층이 주요 인물로 나오는데, 이 사건들이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확장된다. 그 흐름을 흥미진진하게 봐달라"고 관전포인트를 소개했다.


'프로보노'는 '공익을 위하여'라는 뜻의 라틴어 '프로보노퍼블리코'(pro bono publico)에서 유래했다. 변호사들이 무료로 법률상담을 해줄 때 쓰는 단어로 요즘엔 전문가들이 재능기부를 한다는 의미로도 사용되는데, 드라마에서는 로펌 공익 소송 전담팀을 '프로보노'라 칭한다.


주인공 강다윗 역의 정경호는 역할과 실제 본인이 매우 달라 캐릭터 해석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그는 "강다윗은 관심 받고 이슈 만드는 걸 좋아해 평소 제가 안하는 행동을 하면 강다윗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포인트를 소개했다.


한편 정경호는 전작 '노무사 노무진'을 비롯해 일명 '사짜' 직업의 인물을 많이 맡아왔다. 그는 "의사, 강사, 노무사, 형사 등 '사짜' 직업을 많이 맡았는데 그럴 때마다 고문 선생님들이 계셨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판사 출신인 문유석 작가님이 일일이 캐릭터의 디테일을 잡아주시고 궁금한 점이 생기면 다이렉트로 물어볼 수 있어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강다윗과 대립하는 로펌의 대표변호사 오정인 역을 맡은 이유영 역시 캐릭터와 거리가 멀어 초반에 몰입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현장 갈 때 제 본래의 모습으로 갔더니 오정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감이 안잡혔다. 그래서 마음을 먹고 오정인이 돼서 현장에 갔는데 그때부터 연기가 수월해졌다"며 다만 "현장에서 말 수도 점점 줄어들고 스태프들과 밝게 어울리지 않았는데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프로보노' 팀에 끼고 싶기도 했는데 혼자서 외롭게 찍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소주연은 달랐다고 한다. 정경호는 "소주연이 연기한 박기쁨은 놀라울 정도로 순수한 감정을 가지고 있어 대본으로 봤을 때는 이게 가능한지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주연 씨가 연기하는 걸 보면 납득이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주연은 "감독님과 첫 미팅을 했을 때 지금 최대 관심사가 뭔지 여쭤봐서 동물권에 굉장한 관심 갖고 있다고 했는데 마침 초반 에피소드가 유기견에 관한 내용이었고 연기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보노' 케미스트리는 정말 좋았다고 출연진 모두가 입을 모아 말했다. 황준우 역을 맡은 강형석은 "대본에 나와있지 않은 상황이나 우리들의 호흡을 순발력 있게 보여줄 상황에서 누가 뭔가를 하면 다른 사람이 살을 붙여 연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그 순간 서로 친해지고 좋아졌구나라는 생각 많이 했다"고 현장의 훈훈함을 전했다.


유난희 역의 서혜원은 "촬영 시작 전부터 리딩을 많이 했다. 몇 번 만나다 보니까 이미 많이 친해진 상태로 촬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김성윤 감독님 리드로 마라톤도 나갔는데, 처음부터 단합돼서 촬영했고 그래서 프로보노 촬영하는 날은 기분이 너무 좋고 뭘 안해도 신났다"고 밝혔다.


밝은 분위기의 중심에는 정경호가 있었다. 감독은 그를 '갓(GOD)경호'라고 칭하며 "매 순간 감동 받을 때가 많다. 카리스마 있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연기로 상대방 배우를 살려준다. 자신의 연기만 잘하는 게 주인공이 아니라 상대방 캐릭터도 띄워주고 그들이 잘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극찬했다.


소주연도 "강다윗과 다르게 맘이 따뜻하다. 스태프 한 분한 분 자상하게 이름 불러주는데 그 에너지가 너무 좋다. 제가 변론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벅차하거나 힘들어하면 차를 주는 등 많이 챙겨줬다"고 미담을 전했다.


정경호는 "이 작품을 하면서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감독님 중심으로 처음부터 잘 뭉쳤다. 다들 선하고 열려있는 마인드로 하나가 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고생도 많이 해서 정들었다"고 팀원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tvN

소주연은 "'프로보노'를 찍으며 눈물이 많아졌다. 촬영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고 무엇보다 감독님이 캐릭터 하나하나 잘 챙겨주셔서 그 은혜에 꼭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김 감독은 "박기쁨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을 소주연이 가지고 있어 잘 연기했다. 드라마에서 '이슈메이커' 강다윗이 뭘 해도 기쁨이가 있기 때문에 극이 무게 중심을 갖고 사람들도 유쾌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하게 된 계기가 대본을 읽었을 떄 너무 재밌어서다.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작가님이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이 좋았다"며 "촬영하면서 울어본 적이 없는데 촬영을 위해 어떤 판사님의 판결문보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프로보노'는 이야기의 힘이 뭔지 보여준다. 여름부터 몇 개월 간 촬영하면서 고생했는데 시청자들이 이 작품을 잘 봐준다면 그 시간들이 잘 마무리 될 것 같다"고 마무리했다.


tvN 토일드라마 '프로보노'는 12월 6일 오후 9시 1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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