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을 시작으로 ‘꽃보다 청춘’, ‘삼시세끼’, ‘서진이네’, ‘신서유기’, ‘지구오락실’ 등 시즌을 거듭하며 ‘힐링 예능’의 계보를 이어 온 나영석 PD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새 도전에 나섰다.
‘케냐 간 세끼’를 통해 ‘신서유기’ 시리즈의 이수근, 은지원, 규현과 의기투합, 케냐로 떠나 ‘우당탕탕’ 해외 여행기의 정석적인 매력을 담아냈다. 지나치게 ‘익숙한’ 콘셉트에 일부 시청자들이 아쉬움을 표하자, ‘아는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자신한 나영석 PD와 제작진이지만 케냐의 신선한 풍경이 주는 재미 외에는 익숙하다 못해 안일한 케미로 아쉬움도 분명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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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부터 공개를 시작한 ‘케냐 간 세끼’는 믿고 보는 웃음 메이커 3인방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우당탕탕 아프리카 여행기를 담고 있다.
나영석 PD, 이우정 작가 등 익숙한 조합에,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4세대 PD’로 주목받은 김예슬 PD가 공동 연출을 맡아 공개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TV로, 또 유튜브로 팬들에게 ‘밥친구’라는 호평을 받던 ‘나영석 사단’이 넷플릭스의 ‘투자’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관전 포인트가 됐던 것이다.
다만 은지원, 규현, 이수근이라는 익숙한 조합에, 해외여행이라는 기시감 가득한 소재에는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따라붙었다. 제작발표회 당시 나 PD와 김 PD는 ‘아는 맛’이라고 기시감을 솔직히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맛’이 될 수 있다고 한계와 새 가능성을 동시에 언급했었다.
글로벌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는 볼 수 있다. 넷플릭스 투둠(Tudum) 톱10 웹사이트에 따르면 ‘케냐 간 세끼’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190만 시청 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TV쇼(비영어) 부문 5위, 대한민국 톱10 TV쇼(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다만 앞선 예능 콘텐츠인 ‘피지컬: 아시아’는 공개 1주 차에 520만 시청자수를 기록하고, 직전 콘텐츠인 ‘당신의 죽였다’는 공개 첫 주만에 230만 시청자수를 돌파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던 것과 비교했을 때 ‘케냐 간 세끼’가 글로벌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내용 면에서도 아프리카 케냐의 낯설지만, 광활한 풍경이 주는 감탄 외에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티키타카’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 케냐에서도 티격태격 다툼을 하고, 게임 등을 소화하며 웃음 포인트를 만드는 익숙한 과정에 ‘스케일 낭비’라는 반응을 보내기도 한다.
앞선 시도와 비교하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나영석 사단이 ‘익숙한 맛’을 내세우지만, 그럼에도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통해 시청자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지구오락실’ 시리즈를 통해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 등 MZ 세대의 넘치는 에너지를 선보여 젊은 층의 반응을 끌어낸 것과 비교하면, ‘케냐 간 세끼’에서는 이 같은 ‘새 시도’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넷플릭스라는 새 플랫폼의 시청 방식도 맞추지 못한 모양새다. TV 또는 유튜브 플랫폼과는 달리, 유료 플랫폼인 넷플릭스에서는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채우기 위한 색다른 시도도 필요하다. ‘반복’ 속에도 ‘변주’는 필요하다. 아프리카 케냐만으로는 시청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한 나영석 세계관의 지나친 안일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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