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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금빛 시나리오’···광저우 찍고 런던까지


입력 2010.09.25 10:16 수정        

지난해 부진 씻고 아시안게임 3관왕 재현 각오

‘첨단수영복 금지’ 경쟁자 기록 퇴보...박태환 유리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의 ‘금빛 시나리오’가 작성됐다.

가깝게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 멀게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400m 2연패에 도전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아시안게임은 박태환이라는 이름 석 자를 각인시켰던 약속의 무대다. 박태환은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를 모두 석권하는 등 총 7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MVP에 올랐다.

이듬해 멜버른 세계선수권에서는 자유형 400m 금메달과 200m 동메달을 획득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를 발판으로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박태환에게 50여일 후 펼쳐지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잇는 연결고리의 시작이다. 박태환에게 50여일 후 펼쳐지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잇는 연결고리의 시작이다.

하지만 정상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박태환은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주종목인 400m에서 12위에 그친 것을 비롯해 200m 13위, 1500m 9위를 기록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올림픽 이후 받았던 온 국민의 관심과 찬사는 곧바로 차디찬 비난과 외면으로 이어졌다.

갑작스런 부진에 언론은 그를 사정없이 물고 할퀴었다. 목표의식 상실,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의 소통 부재, 유명 가수와의 열애설, 박태환이 직접 밝힌 수영계의 파벌싸움 등 모든 것들이 그를 힘들 게 했다.

모두가 끝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나 1년이 흐른 뒤, 박태환은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박태환은 지난 8월 열린 팬퍼시픽 세계선수권에서 400m 금메달, 200m 은메달을 차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주종목 400m에서는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인 3분44초73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베이징 올림픽 때 세운 기록(3분41초86) 이후 개인최고기록이었기에 더욱 값졌다.

미국의 수영전문지 <스위밍월드 매거진>도 “박태환이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400m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를 통한 그의 재기는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이어 “몇몇 수영 선수들은 올림픽에서 성공을 맛본 뒤 자만을 이겨내지 못하고 장기간 부진에 빠진다. 하지만 박태환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다시 정상에 올랐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재기에 성공한 박태환의 ‘금빛 시나리오’가 더욱 희망적인 이유는 올해부터 도입된 첨단 전신수영복 착용 금지규정 때문이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부력이 좋은 첨단소재 수영복을 입고 출전해 무려 43개의 세계신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약 2%의 기록단축효과가 있다는 첨단수영복을 두고 수영계에서는 ‘기술 도핑’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결국 FINA(국제수영연맹)는 올 1월부터 문제의 수영복을 퇴출시켰다.

물이 스며드는 직물 소재 반바지(허리부터 무릎 위) 수영복만 입게 된 선수들의 기록은 하나같이 지난해보다 퇴보했다.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기록(3분41초35)을 달성했던 장린도 첨단수영복을 입지 못하면서 400m에서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원래부터 첨단수영복을 입지 않은 박태환으로서는 더욱 유리한 입장이다. 게다가 지난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의 부진 원인이 첨단수영복 미착용이 아닌 훈련부족에 의한 자신의 문제였다는 점은 이번 아시안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준다.

실제로 박태환은 로마 세계선수권 때보다 팬퍼시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더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은메달을 딴 200m에선 0.26초(1분46초53→1분46초27), 우승한 400m(3분46초04→3분44초73)에선 1초31를 단축시켰다.

앳된 모습으로 ‘국민 남동생’으로 불렸던 박태환은 어느덧 만 21살의 성숙한 대학생이 됐다. 21살은 수영선수로는 최전성기 나이다. 박태환의 우상이자 호주의 수영영웅인 그랜드 해켓(은퇴)도 21살 때 자유형 1500m 세계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박태환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시기는 사실상 런던올림픽까지다. 그런 의미에서 50여일 후 펼쳐지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잇는 연결고리의 시작이다.

1년 전 ‘로마 쇼크’는 박태환이 앞으로 써나갈 시련극복 드라마의 한 부분이 아니었을까. 광저우를 시작으로 ‘금빛 시나리오’를 작성 중인 박태환의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광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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