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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딸 은폐 조작" 어머니 글에 경찰청 "재수사"


입력 2011.01.12 10:42 수정         스팟뉴스팀 (spotnews@dailian.co.kr)

네티즌들 "꼭 언론에서 떠들고 이슈가 되어야 제대로 수사 하나"

“성추행 그리고 폭행치사 라는 단어만 듣는 것으로도 방망이질 치는 가슴 간신히 진정시키며, 분노하고 눈물흘렸던 기억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요. 그런데, 어쩌면 좋습니까? 그 끔찍한 사건이 제게도 현실로 다가 왔으니……제 딸을 한줌의 재로 차가운 곳에 묻은 것도 억울한데 어쩌면 이 살인사건이 수사기관의 불법적인 행위로 은폐, 조작될 수 있습니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딸의 억울한 죽음과 그 이유를 알리기 위한 어머니의 글에 넷심이 분노했다.

성폭행에 저항하던 딸이 폭행을 당해 숨졌으나 경찰이 관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조작했다고 주장한 어머니의 사연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

이 글은 23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3000여건에 육박하는 댓글이 달렸다. 피해 여성 어머니가 개설한 추모서명에도 이틀 사이 2900명이 동참했다.

‘HEY-YO’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지난 7일과 10일 포털사이트인 다음 아고라에 ‘성폭행에 저항하다 죽은 어린 여대생의 사연과 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자신이 피해 여성의 어머니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지난해 8월 대학생이던 큰딸 신모씨(19)가 남자 2명으로부터 성폭행에 저항하다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2009년 8월 7일 새벽 5시경에 여대생이던 신모양(당시 19세)은 남자 2명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이에 저항하다 폭행을 당해 응급실로 실려갔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 당시 신씨는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군인 김모씨와 백모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귀가하던 중 이들로부터 끈질기게 성관계 요구를 받았으며 이를 계속 거부하자 변을 당했다고 피해 여성의 어머니는 주장했다.

신씨의 어머니는 김씨와 백씨가 범인임을 확신했지만 경찰 출신 백씨의 외삼촌이 관여하면서 경찰은 백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뒤 풀어줬다.

이에 신씨의 가족들은 백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형사고소를 했으나 이 사건을 수사한 형사가 ‘무고죄로 처벌 받고 싶으냐’고 협박하는가 하면, 조사 과정에서는 신씨 어머니의 이혼 전력을 들춰내며 ‘이혼녀 밑에서 자란 딸이 얼마나 행실이 많이 나빴겠느냐’고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결국 백씨에 대한 경찰 조사는 흐지부지돼 백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됐고, 김씨는 1심 군사재판에서는 폭행죄만 인정됐다가 신씨의 가족들이 2심 재판까지 벌인 결과 폭행치사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신씨 어머니는 “수사 당시 경찰은 사고현장의 CCTV도 확보하지 않은 채 변명만 늘어놓았으며, 백씨의 경우, 탄원서를 제출하러 검사실에 찾아가서 확인할 때까지 수사 종료 통지를 하지 않아 대응조차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글은 블로그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편파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경찰은 결국 재수사를 위한 전담수사팀을 만들었다.

이상원 경찰청 수사국장은 11일 오전 해당 게시판에 “경찰이 억울함을 해결해 드리지 못하고 경찰로부터 피해를 당하셨다면 매우 유감”이라며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한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수사해 반드시 진실을 밝히도록 하겠다. 수사결과에 따라 잘못이 드러나는 경찰관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후 5시께 서울지방경찰청 역시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에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며 “원점에서부터 철저히 재검토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수사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꼭 언론에서 떠들고 이슈가 되어야 제대로 수사를 하나” “역시 뒷북” “이제서야 밥값하려는가 보다” 등 비아냥과 야유가 섞인 댓글을 남기며 불만을 터뜨렸다. 특히 신씨 어머니가 당시 피해 여성의 사진을 추가로 올리면서 문제의 경찰서와 형사에 대한 추측성 댓글이 나오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데일리안 = 스팟뉴스팀]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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