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내가 아는 정동기는 그런 사람 아니다"
"월급쟁이 법무법인행 그로서는 가장 깨끗한 선택"
한나라당 김재원 전 의원은 12일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그의 인생마저 매도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 후보자와의 검사시절 인연과 그를 가까이서 바라본 인간적인 모습 등을 설명하며 "내가 아는 정동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며 ´정동기를 위한 변명´을 내놨다.
그는 "1997년 3월 초임검사 임명장을 손에 쥐고 부산지검 형사1부에 들어섰을 때 그는 형사1부장으로 내가 만난 최초의 검사이자 최고의 검사였다"며 "그는 검사는 공소장으로 말한다는 ´검사의 도´를 가르치려, 내가 쓴 공소장의 한 마디 한 구절을 바로잡았다. 나는 인생의 모든 것을 한없이 단정하고 성실한 정동기로부터 배웠고 나의 선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과 관련, "세상의 모든 비난이 모아지는 느낌"이라며 "내가 가슴 아픈 것은 정동기에 대한 인격적인 모독"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동기에게는 결혼 후 10여년 만에 어렵사리 얻은 외동딸이 있다.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대 출신 최초의 검사가 되어 백발이 성성하도록 검사생활을 하던 그가 대검차장에서 물러났을 때, 칼 같은 성정으로 보아 변변한 재산조차 없었을 그가 한 여인의 남편으로서, 어여쁜 딸의 아빠로서 노후걱정부터 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 원시적인 우리나라 법조현실에서 대검차장 출신으로서 서초동에 개인사무실을 차리고 영업에 나섰다면 큰 돈을 모았을 법한 그가 선택한 것은, 월급쟁이 법무법인행이었다. 나는 그 의미를 안다. 그로서는 가장 깨끗한 선택이었다. 정동기는 그런 사람이다."
그는 이어 "정동기는 성자가 아니다. 누구처럼 법대교수로 갔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그러기에는 찢어지게 가난했던 경상북도 봉화 촌놈 출신의 한도 있었을 것이고, 아내와 자식에게 돈 걱정 안 시켜보는 번듯한 가장이 되어 보려는 필부의 마음 가졌을 법도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나는 이 글을 써 놓고 며칠을 망설였다. 심장을 물어뜯긴 야수처럼 비주류의 비주류 인생을 살아가는 내 처지에서 쓴 글이 도리어 그에게 독이 되지나 않을까 생각했다. 그것이 걱정이고 나의 슬픔"이라고 했다. 18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한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 대변인을 지낸 대표적인 ´친박´인사다.[데일리안 = 이충재 기자]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