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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침 봉변조차 용서로 일단락 ‘대인배 등극’


입력 2011.01.12 11:55 수정         김도엽 객원기자

바레인전 경기 도중 마르주키로부터 침 세례

경기 후 유니폼 바꿔 입으며 화해 ‘훈훈’

차두리는 바레인전 수비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침 봉변을 당했지만, 깨끗이 용서하는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차두리는 바레인전 수비 도중 상대 선수로부터 침 봉변을 당했지만, 깨끗이 용서하는 대인배다운 면모를 보였다.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화낼 수 없었다.”

‘로봇’ 차두리(31·셀틱)가 대인배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축구 팬들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차두리는 11일 오후(한국시간) 열린 2011 아시안컵 C조 첫 경기 바레인전을 마치고 자신의 ⓒ로그를 통해 경기 중 벌어진 에피소드를 상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가 굉장히 거칠었다”고 말문을 연 차두리는 “심판도 썩 좋은 경기운영을 한 것 같지는 않다”며 전반적인 소감을 전했다. 여기까지는 언론의 평가와도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이지만,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문제는 바레인 수비수 마르주키와 얽힌 에피소드였다.

바레인의 코너킥 상황에서 마르주키를 마크하던 차두리가 갑작스런 침 봉변을 당했다는 것. 차두리는 “코너킥은 별 탈 없이 끝났는데 갑자기 마르주키가 나에게 달려와 얼굴을 들이 밀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마르주키는 구자철의 강력한 슈팅에 맞아 화가 잔뜩 난 상태로 서로 언성을 높이던 중 마르주키가 차두리의 얼굴에 침을 뱉는 몰상식한 행위를 한 것이다. 차두리 또한 극도로 흥분했지만 경기를 그르치지 않기 위해 격해진 마음을 꼭꼭 눌러야 했다.

하지만 페어플레이 정신에 크게 어긋난 마르주키의 행동에 차두리는 단단히 화가 났고, 경기가 끝난 후 달려가 시원하게 욕이라도 퍼부을 기세였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 못한 뜻밖의 상황에 차두리도 이내 굳은 마음을 풀 수밖에 없었다.

차두리는 “마르주키에게 다가가자, 마르주키가 너무 불쌍한 표정으로 유니폼을 바꾸자고 했다. 미안하다는 말을 연발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표정과 말과 행동으로 사과하는 상대에게 화를 낼 수는 없었던 것.

차두리는 흔쾌히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마르주키를 용서, 축구계 진정한 대인배로 등극했다. 그는 “이것이 스포츠인 것 같다. 경기 중에는 승리를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경기가 끝나면 모두가 똑같은 인간이다”며 복잡한 심경을 정리했다.

한편, 51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리는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바레인을 2-1로 꺾고 산뜻한 출발을 알렸으며 14일 오후 10시 15분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서 호주와 2차전을 갖는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도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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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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