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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노무현의 도시 '세종시는 수도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18.01.05 17:29 수정 2018.01.05 17:58        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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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노무현의 도시/김규원/도서출판 미세움/1만5000원

노무현 대통령의 원대한 꿈이 만든 도시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충청권에 신행정수도를 건설해서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 2002년 당시 수도권 유권자의 반발과 당시 민주당 안에서의 반대도 무릅쓰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가 내건 공약이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국가의 중요 기능과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이루려는 대담한 도전이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백지화 계획,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방치로 위기를 겪은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책이 나왔다.

이번 책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신행정수도 건설에 관한 기사를 꾸준히 써온 한겨레신문 김규원 기자가 썼다. 저자는 신행정수도가 나아갈 길과 '세종시 수정안'이라는 탈을 쓴 이명박 정부의 '행정도시 백지화안'을 막아내려 기획기사를 써왔다.

행정도시 건설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직접 확인하고자 세종시로 내려가 2년간 살며 낱낱이 뜯어본 기자의 시선에는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 바람이 담겨 있다. 이 글은 행정도시가 정해지는 과정과 우여곡절을 함께하며 취재하고 고민한 기록이다.

1960년대 박정희 정부 이후 영남에 쏠린 투자는 영남의 보수화와 장기집권을 담보했다. 그것은 전국의 불균형발전을 불러왔고 지역 갈등으로 이어졌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더해져 지역주의를 없애기 위해 균형발전이 필요하고, 지방분권도 이룰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저자는 그 수단으로 ‘수도권 인구의 분산’에 방점을 찍는다.

수도권의 인구가 분산되면 제일 먼저 살인적인 집값이 안정된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땅값은 광역시도 가운데 공시지가가 가장 낮은 전남보다 239배나 높다. 수도권의 집값이 안정되고 지방의 공동화가 치유되면 부동산으로 인한 상대적인 박탈감이나 빈곤감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과밀한 서울에서 과소한 지방으로 인구와 인재가 적절히 이동하는 것이 균형발전의 필수라고 한다. 게다가 지역간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정착돼 있었다면 4대강 사업 같은 중앙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사업은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서울에서 하는 일에 들러리 서고 있는 현실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책은 행정도시가 만들어진 계기, 과정, 방향을 담은 ‘제1부 수도를 옮기다’와 현재진행형인 세종시를 분석하고 비평한 ‘제2부 세종시에 터를 잡다’로 구성되어 있다. 또 세종시에서 살며 체득한 ‘즐거움’과 ‘괴로움’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세종시에 대한 기대와 바람으로 갈무리한다. 세종시의 산 역사이자 증인인 이춘희 세종시장과의 인터뷰에서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입장도 들어본다.

지은이 김규원은 1970년 대전에서 났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1994년 한겨레신문사에 들어갔다. 공간과 역사, 정치에 관심이 많아 ‘청계천 되살리기’, ‘행정수도 건설과 지역 균형 발전’, ‘광장과 거리 살리기’, ‘한강의 섬’, ‘한강 되살리기’, ‘도심 되살리기’ 등을 소재로 100차례 이상 연재 기사를 쓰거나 기획했다.

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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