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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내공 키우는 KB-신한, ‘리딩 뱅크’ 혈투 제2라운드 돌입


입력 2019.05.16 06:00 수정 2019.05.16 09:49        백서원 기자

KB증권, 발행어음업 3호 사업자로…신한도 초대형IB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

M&A·주가 대결에도 업계 관심…전문가 “하반기도 신한 주가 흐름이 더 좋을 것”

KB증권, 발행어음업 3호 사업자로…신한도 초대형IB 위해 대규모 자금 투입
M&A·주가 대결에도 업계 관심…전문가 “하반기도 신한 주가 흐름이 더 좋을 것”


‘리딩금융’ 라이벌인 KB와 신한이 발행어음 시장에서도 맞불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도 KB금융지주를 앞서며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이번에는 KB증권이 발행어음 인가에 성공, 이들의 경쟁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KB·신한지주 ‘리딩금융’ 라이벌인 KB와 신한이 발행어음 시장에서도 맞불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도 KB금융지주를 앞서며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이번에는 KB증권이 발행어음 인가에 성공, 이들의 경쟁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KB·신한지주

‘리딩금융’ 라이벌인 KB와 신한이 발행어음 시장에서도 맞불을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도 KB금융지주를 앞서며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이번에는 KB증권이 발행어음 인가에 성공했다. 두 지주 간 주가 경쟁도 새 국면을 맞게 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세 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최종 결정되면서 전통의 라이벌인 KB·신한지주의 행보가 부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전일 정례회의를 열어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단기금융업 인가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으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을 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다.

KB증권은 앞서 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았다. 이틀 뒤인 10일, 신한지주는 신한금융투자를 대상으로 한 66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승인했다.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진출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신한지주도 곧바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초대형 IB 진입 계획을 밝힌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3641억원으로 출자액을 더하면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이 맞춰진다.

신한지주는 2016년에도 신한금융투자에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 자기자본 3조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 IB)로 키웠다. 당시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하자 이러한 상황을 의식해 ‘맞불’을 놨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과거 신한지주에 뒤쳐졌던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에 이어 다음해 현대증권을 각각 인수합병하면서 급성장했다.

KB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판매로 2조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연내 초대형 IB 지정이 되면 하반기 중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신한금융투자가 연내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자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사인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먼저 초대형 IB로 올라선 만큼, 신한지주의 초대형 IB 지원사격은 예고된 바였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초대형 IB를 중심으로 전 계열사의 사업을 연계하는 매트릭스 구조를 구상해왔다. 특히 리딩금융 라이벌인 KB와 신한이 이번에는 나란히 발행어음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이들의 혈투가 제 2라운드에 접어든 모양새다.

신한과 KB는 초대형 IB 사업은 물론, 인수·합병(M&A)에서도 경쟁을 펼칠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3조1567억원을 올려 같은 기간 3조689억원을 기록한 KB금융을 제치고 금융지주 1위 자리를 되찾아왔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신한지주가 선두자리를 지켰다. 특히 신한지주는 1분기 순이익으로 9184억원을 올렸는데 이는 지난해 인수한 생명보험사 오렌지라이프가 2월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실적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적은 주가 흐름에도 반영되고 있다. 신한지주 주가는 작년 말 종가 3만9600원에서 지난 15일 4만4950원으로 13.5% 오른 상태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각각 4만6100원에서 4만6100원으로 0.8% 떨어졌다. 신한지주의 이날 기준 시총은 21조3153억원으로 KB금융(19조2749억원)과의 격차가 약 2조400억원 넘게 벌어져있다.

지난 3월 KB금융 주주총회에서는 작년 KB금융 주가가 전년 대비 약 35% 하락하는 등 경쟁사보다 저조했던 원인과 대책을 밝혀달라는 요구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주주들에게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 생명보험 분야 M&A 등으로 경쟁력을 높여 주가를 견인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회장은 “양궁으로 하면 경쟁사는 10발을 다 쏘고, 우리는 1발의 실탄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신한지주와 달리 KB금융에게는 아껴둔 기회가 남아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경쟁사인 신한지주에 뒤쳐져 있다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윤 회장의 주가 보완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은행은 비슷한 규모라서 주가를 결정짓는 건 비은행 부문”이라며 “신한카드가 신한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카드 수수료 인하 때문에 신한금융의 비은행 쪽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게 작년 업계 예상이었고 그 때만해도 KB금융의 밸류에이션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가 신한이 인수합병을 통해 비은행이 커졌고 공교롭게도 KB는 증권과 손해보험에서 작년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편입 이슈도 내년까지 갈 전망으로, 그 이벤트 외에도 글로벌 진출 상황 등 여러 측면을 고려했을 때 비은행 쪽 모멘텀은 신한지주에 있다”며 “상대적으로 신한의 주가가 좀 더 우위에 서는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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