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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하락에도 노(No) 감산 선언한 삼성의 자신감


입력 2019.07.31 14:22 수정 2019.07.31 15:45        이홍석 기자

인위적 생산량 조절 나선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다른 행보

앞선 기술력에 생산라인 최적화...재고소진·가격반등 기대감

인위적 생산량 조절 나선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다른 행보
앞선 기술력에 생산라인 최적화...재고소진·가격반등 기대감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전경.ⓒ삼성전자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D램에 대해 인위적 감산이 없다고 강조한 것은 시장의 확고부동한 1위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위 업체보다 기술력에서 앞서 있고 생산라인도 최적화돼 있고 상시적으로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온 만큼 불황에도 무리가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은 31일 오전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로서는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투입을 줄이면 제품 생산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전 부사장은 이어 "생산라인 효율화에 대한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고 생산라인 운영은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는 올 상반기 더딘 재고 소진과 수요 부진이 겹치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업계 2-3위 업체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이 이례적으로 웨이퍼 공급 조절을 통한 감산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다른 행보다.

앞서 마이크론이 지난 3월 D램 생산량 5% 감산을 밝힌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지난 2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하고 경기도 이천 M10 D램 생산라인을 이미지센서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상황 때문에 삼성전자도 공급 조절을 통한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의 선택은 달랐다. 자연스러운 생산량 조절이 될 수 있는 경기도 화성 D램 13라인을 이미지센서로 전환하는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이미 생산라인이 최적화돼 있고 그동안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온 만큼 불황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고 신규 증설을 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재고 감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에서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향후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말 DDR4 8기가비트(Gb) 기준 D램 가격이 2.94달러까지 떨어지며 3달러선마저 무너진 상태지만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고 해도 단기간 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격이 떨어질때로 떨어진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사장도 이미 재고 소진이 시작됐다면서 하반기 수요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데이터 센터 고객의 구매 재개와 모바일 고용량 제품 판매 증가 등으로 하반기 수요 견조세와 함께 재고 수준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12Gb LPDDR5 D램.ⓒ삼성전자 삼성전자 12Gb LPDDR5 D램.ⓒ삼성전자
여기에 전체 반도체 사업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부담이 덜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D램 외에도 낸드플래시가 공백을 어느정도 메워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1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4.1%로 1위인 반면 마이크론(12.9%)과 SK하이닉스(9.6%)는 일본 도시바(18.1%)와 미국 웨스턴디지털(15.4%)에 이은 4·5위로 점유율 격차도 상당하다.

또 10나노 2세대(1y) 미세공정 전환 등 기술력에서도 한발 앞서 있다는 자신감도 서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앞서 있는 기술력과 높은 생산력이 뒷받침 되는 만큼 현재의 불황만 잘 견뎌내면 언제든지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매출액 56조1300억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반도체사업부 실적은 매출액은 16조900억원과 영업이익 3조4000억원으로 지난 2016년 3분기(3조3700억원)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대로 떨어졌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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