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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K웹툰’에 반하다②] 45억뷰…글로벌 시장 홀린 '신의 탑'


입력 2020.05.27 10:43 수정 2020.05.27 16:44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인기 작품 해외 팬들 사로잡아

다양한 소재로 신선한 이야기

'신의 탑'ⓒ네이버웹툰 '신의 탑'ⓒ네이버웹툰

36억회. 2012년 유튜브에 올라온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2020년 조회수다. 현재 케이팝(K-POP) 가수 중에 이를 뛰어넘는 가수는 없다. 그런데 2010년 첫 회를 시작한 웹툰 ‘신의 탑’의 전 세계 누적 조회수는 45억뷰다. 3년 앞섰다고 하지만, 콘텐츠의 영향력을 따지면 ‘신의 탑’의 기록은 주목할 만한 성과다.


네이버웹툰에서 가장 주목 받은 ‘신의 탑’은 판타지 장르극이다. 주인공인 소년 밤이 자신의 전부인 소녀 라헬을 찾아 탑에 오르는 내용으로, 필명으로 'SIU(시우)'를 쓰는 이종휘 작가가 썼다.


한국·미국·일본 합작 애니메이션 '신의 탑'으로 제작돼 지난달 1일 1화 공개 이후 미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9위에 올랐으며, 유명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Reddit)에서도 주간 인기 애니메이션 랭킹 1위를 차지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에피소드가 끝날 때 이 이야기가 어떻게 주간 500만명의 독자를 사로잡았는지 이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네이버 웹툰 측은 "국내 웹툰 IP(지식재산권)의 가치 및 우수한 경쟁력을 세계 최대 시장을 가진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한국 웹툰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매력적인 영역이다. ‘신의 탑’을 비롯해 여러 웹툰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야옹이 작가가 쓴 네이버 웹툰의 여신강림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라인 웹툰 인기 2위에 올랐고, 한 달 뒤에는 대만 라인웹툰에서 1주일간 가장 높은 조회수를 올린 작품으로 꼽혔다. 평범한 여고생이 화장을 통해 미인으로 거듭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해외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다음 카카오에서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 있다. 카카오재팬의 만화플랫폼 픽코마에서 공개된 후 누적 독자수 100만명을 넘겼고 픽코마 2019년 1위 웹툰으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월간 거래액이 1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지 측은 “픽코마에서 거래액 1순위는 ‘나혼자 레벨업’이라며 ”기타 상위권에 있는 작품들 대부분이 국내에서 이미 거래액 및 구매 전환율 측면에서 스토리 경쟁력이 검증된 작품이다. 한국에서 이야기와 흥행성이 보장된 작품은 기존 일본 만화들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전했다.


조회수뿐만 아니라 공식적인 수치도 이를 증명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웹툰을 포함한 만화 산업 상반기 수출액은 2267만달러(264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혼자만 레벨업'ⓒ디앤씨미디어 '나혼자만 레벨업'ⓒ디앤씨미디어

국내 인터넷 포털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한국 웹툰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2014년 7월부터 미국에 서비스를 시작하며 글로벌로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현재 글로벌 100여개국에서(만화 앱 구글플레이 기준) 수익 1위를 기록했으며 한국·아시아·미국·유럽 등 글로벌 월간 순 이용자 6200만명(올해 4월 기준)을 돌파했다. 특히 세계 콘텐츠 산업의 중심인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 2019년 4분기 기준 미국 라인웹툰의 월간 순 이용자는 1000만명을 돌파해 연평균 71%의 성장률을 보였다. 올 1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60% 이상 늘어났다.


카카오재팬의 만화 서비스인 픽코마는 일본 만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6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해 2017년 연간 거래액이 전년 대비 14배 증가한 데 이어 2018년 156%, 2019년 130%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엔 출시 4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해외 시장에 내놔도 밀리지 않는 K웹툰의 매력에 대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신종철 원장은 "미국과 일본의 디지털 만화는 종이 만화를 그대로 디지털로 보는 방식으로, 그림을 넘기며 읽어야 한다. 반면, K웹툰은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연출과 작법으로, 위에서 아래로 연이어 볼 수 있어 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웹툰 내에 애니메이션 효과나 배경음악도 삽입하면서 디지털에 익숙한 북미와 일본 젊은 세대에 친숙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짚었다.


인기 웹툰 '와라 편의점'을 쓴 지강민 작가는 '다양성'을 꼽았다. 지 작가는 "과거 국내 만화는 장르나 소재 면에서 한정적이었는데, 웹툰이 발달하면서 소재나 표현력, 이야기가 무궁무진해졌다"며 "기성 작가가 아닌 사람들도 기발하고, 신선한 이야기로 웹툰을 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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