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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손실 막자’ EPL, 감염·부상 공포 안고 재개


입력 2020.05.29 08:57 수정 2020.05.29 09:00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PL 사무국, 6월17일 리그 재개 잠정 합의

확진자 속출해도 중계권료 손실 의식해 재개 강행

EPL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 뉴시스 EPL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 ⓒ 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재개한다.


EPL 사무국은 2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20개 구단이 6월17일 리그를 재개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며 “안타깝지만 모든 경기는 무관중 상태로 치러져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PL 재개 후 첫 경기는 지난 3월 잉글랜드 리그컵(카라바오컵) 결승전으로 인해 연기됐던 아스톤 빌라-셰필드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아스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PL 사무국은 영국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3일 리그를 중단했다. 추이를 지켜보던 EPL 사무국은 최근 영국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27일에는 신체 접촉 훈련까지 허용했고, 이날은 무관중 경기를 전제한 재개 일정에 합의했다.


코로나19로 지친 세계 축구팬들에게는 정말 반가운 뉴스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감염 공포와 부상 위험을 안고 뛰어야 하는 선수들을 생각하면 걱정은 더 커진다.


막연한 공포가 아니다. EPL 사무국은 6월 재개를 목표로 지난 17일부터 총 세 차례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는데 12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양성 판정 후 7일 자가 격리). 25~26일까지 이틀 동안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도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는 선수들 사이에서 여전하다. 한국의 K리그나 KBO리그였다면 재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결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 뉴시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 뉴시스

감염 공포에만 휩싸이는 것은 아니다. 재개 시점부터 약 한 달 반 동안 92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팀당 9~10경기씩 치러야 하는 셈이다. 빠듯한 잔여경기 일정으로 인해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그만큼 부상 위험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런 위험과 손실을 안고서도 EPL 사무국이 리그를 재개하는 것은 역시 돈 때문이다. 세계 프로축구리그 가운데 가장 상업적인 리그로 꼽히는 EPL은 시즌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TV 중계권과 관련한 재정 손실이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시즌이 취소될 경우, 손해액은 최소 10억 파운드(약 1조5113억원)에 달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취소하지 않고 무관중경기로 진행된다 해도 경기시간이나 일정이 달라져 방송사들의 매출 손실이 따라 일부 환불은 불가피하다. 국내외 방송사에 3억4000만 파운드(약 5131억원)을 환불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EPL 사무국의 분석이다.


무관중 경기라 관중 입장 수입이라는 큰 수익원을 잃은 구단들에 남은 것은 중계권료뿐이라 더 절실하다. 감염 공포와 부상 위험에도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싫든 좋든 그라운드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구조다.


한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다음달 11일, 이탈리아 세리에A는 다음달 20일 재개 일정을 확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지난 16일 재개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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