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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5월도 사라졌다"던 영화계, '쿠팡 사태'로 6월도 '암담'


입력 2020.05.30 05:00 수정 2020.05.31 08:41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생활 방역 체제 전환, 기대했던 반전 없어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영화계 전전긍긍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극장가가 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에 극장가가 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 연합뉴스

영화계 정상화의 길은 예상보다 더 멀고도 험했다.


지난 1월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날개 없이 추락을 거듭해온 영화계는 5월을 기점으로 반전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생각처럼 쉽게 꺾이지 않았다.


5월 초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방역'으로의 전환을 검토할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좋았다. 초·중·고 학생들은 순차적으로 등교 일정을 잡았고, 멈춰섰던 국공립 공연장이 문을 여는 등 한국 사회는 서서히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듯했다.


영화계도 발걸음이 바빠졌다. 특히 3월 개봉하려다 연기했던 영화 '침입자'와 '결백'이 각각 5월 21일과 27일 개봉일을 확정했다. 여기에 '프랑스 여자'와 '초미의 관심사'가 21일과 27일로 개봉을 확정하는 등 신작들의 개봉 소식도 들려왔다.


하지만 이 중 예정대로 극장에 걸린 작품은 '초미의 관심사'뿐이다. '침입자'와 '프랑스 여자'는 6월 4일로, '결백'은 6월 11일로 다시 개봉일을 조정해야 했다.


5월 초 불거진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여파가 모처럼 살아나는 듯했던 영화계를 다시 흔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5월 말에는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태가 불거지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특히 28일과 29일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 숫자가 생활방역 기준(일일 50명)을 넘어서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다음달 14일까지 수도권 모든 부문에서 방역 관리를 강화했다. 수도권 지역 유흥시설·학원·PC방 등에 행정조치를 시행한다. 수도권 소재 미술관·공원·박물관 등 공공시설 운영은 전면 중단된다. 수도권 지역 각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행사도 취소·연기된다.


이는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과 버금가는 고강도 조치다. "기대했던 5월도 사라졌다"고 말한 영화계로선 또 한 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6월 전망도 어둡다. 방대본의 고강도 방역관리 지침이 내달 14일까지 이어지는 데다,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은 여름 성수기 준비에 한창이던 영화계를 잔뜩 움츠리게 할 것이 뻔하다.


현재 개봉이 확정된 작품들은 이미 여러 차례 개봉일은 연기한 만큼, 예정된 일정대로 개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미 언론시사회를 마친 영화 '침입자' 측은 "현재는 개봉일 변경 등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프랑스 여자' 측도 "언론시사회 일정과 개봉 일정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결백'도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 또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일 내로 안정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지난 2월에도 대구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자, 영화들은 줄줄이 개봉 연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악몽이 되풀이되는 건 아닌지, 영화 관계자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물류센터를 통한 집단감염으로 지역사회의 확산 우려가 매우 커졌다. 수도권 지역은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이번 주말이 수도권 확산세를 판가름하는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영화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정부의 지침이 6월 영화계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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