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법안에 박광온 의원 '사회적 가치법'
보좌관은 4박5일간 의안과 앞 철야 대기
일각 "통과 의지와 내실이 더 중요" 지적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21대 국회 '1호 법안' 타이틀을 따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사회적 가치법)이다. 박 의원 보좌진들은 1호 법안 제출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접수 창구인 국회 의안과 앞에서 4박 5일간 교대로 철야 대기를 이어왔다.
박 의원이 제출한 사회적 가치법은 제19대 국회에서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고, 제20대 국회에서는 김경수·박광온 의원이 내용을 보완해 재발의 했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박 의원은 "사회적 공론화와 법안 통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가치법을 21대 국회 전체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공론화 꿰하기 위한 노력" vs
"내실 부족하거나 통과 안 되면 무의미"
이후 1호 법안은 취지와 다른 엉뚱한 논란으로 번졌다. 사회적 가치법은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기본 권리로서 인권의 보호', '재난과 사고로부터 안전한 노동·생활환경의 유지', '노동권의 보장과 근로 조건의 향상' 등 13개 사회적 가치를 제시했다. 박 의원은 "경쟁 제일주의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사회적 가치 실현을 공공부문 핵심 운영원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정작 박 의원 보좌진은 다른 의원실보다 빨리 법안을 제출해 1호 법안을 만들고자 4박 5일간 노숙을 했기 때문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탕, 재탕, 삼탕 법안으로 고작 저 사진 하나 찍으려고 보좌진들에게 4박 5일 교대로 밤을 새우게 하는 한국의 노동현실"이라며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일로 초과근무를 시키니,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안 일어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도 이같은 기사 내용을 공유한 뒤 "블랙코미디"라고 촌평했다.
1호 법안의 주목도와 상징성도 중요하지만, 내실있는 법안 내용과 통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호 법안의 실적은 들인 노력에 비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때는 경기 파주시을 선거구에서 당선된 박정 민주당 의원이 '통일 경제 파주 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 평화경제 특별구역의 조성‧운영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임기만료 폐기됐다. 당시 박정 의원의 보좌진도 철야 대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