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압수수색 후 힘들다" 주변인들 진술
윤미향, 추모사서 검찰·언론에 분노 표출
검찰 "정의연 사건 관련 고인 조사 없었다"
일련의 사태에 '심리적 부담' 느꼈다 관측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 씨(60)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7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으로 일해온 손 씨가 전날 파주 자택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손 씨에 대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씨의 유서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삶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 호소
평소 손 씨는 지인들에게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도 이날 성명서에서 "손 씨가 최근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며 "갑작스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고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했다. 지난달 21일 정의기억연대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윤미향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추모사'를 올렸다. 해당 글에서 윤 의원은 손 씨의 극단적 선택의 배경과 관련해 검찰과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그는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썼다.
이어 "매일같이 압박감(을 주고), 죄인도 아닌데 죄인 의식을 갖게 하고, 쉴 새 없이 전화벨 소리로 괴롭힐 때마다 홀로 그것을 다 감당해 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며 "내 피가 말라가는 것만 생각하느라 소장님 피가 말라가는 것은 살피지 못했다. 이런 지옥의 삶을 살게 되리라 생각도 못했다"고 했다.
검찰 "고인 조사·출석 요구한 적 없어"
하지만 검찰은 손 씨의 죽음은 강압적 수사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입장문에서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이 없고,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에 그 경위를 확인 중에 있다"며 "흔들림 없이 신속한 진상 규명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손 씨가 정의연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에 심적 부담감을 느꼈다는 추측도 나온다. 윤 의원이 지난 2017년 4월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정의연은 평화의 우리집에서 살던 이순덕 할머니가 별세하자 손 씨의 '개인계좌'로 조의금을 받았다. 기부금품법상 1000만원 이상을 모금할 경우 지방자치단체나 행정안전부에 모집 등록을 해야 한다.
또 윤 의원의 주소지가 마포 쉼터로 돼 있는 사실이 드러나 위장전입에 쉼터가 활용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