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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⑯] 투박하고 촌스럽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육중완밴드’


입력 2020.07.08 13:07 수정 2020.08.05 15:2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새 앨범 '부산직할시' 7일 발매

"가수 꿈꾸며 들었던 스타일의 음악들로 구성"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록스타뮤직앤라이브

장미여관이라는 이름으로 7년, 그리고 육중완밴드라는 이름으로 2년째 달려오고 있는 육중완과 강준우는 힘든 시기를 거쳐 다시 단단해지고 있다. 이번 앨범만 봐도 그들의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7일 발매된 육중완밴드의 신곡 ‘부산직할시’는 그들의 어린 시절 나고 자란 부산을 배경으로 한다. 단순히 ‘고향’의 개념을 넘어, 그들이 음악에 대한 꿈을 꾸던 그 당시를 소환한 것이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낭만과 사랑’은 1970∼1980년대 레트로 감성 멜로디가 담겼다. 뮤직비디오는 감천마을, 용두산공원, 자갈치시장 등 두 멤버가 어린 시절을 보낸 부산의 다양한 명소에서 촬영했다. 이밖에 ‘나는 바보’ ‘뚜뚜와 쭈쭈’(사랑은 유리 같아요)‘ ’부산직할시 사하구 감천2동‘ 등 총 4개의 노래가 담겨 있다.


- 앨범 작업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육중완: ‘불후의 명곡’ 방송을 나가기 위한 편곡 작업을 하다가 오랜만에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노래를 만들어 보자!”한 것이 시작이었죠.


강준우: 맞아요. 당시 편곡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중완 씨가 “대학가요제 스타일로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 편곡 스타일이 정말 마음에 들고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 스타일로 앨범을 내고자 마음먹고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 4~5개월 정도 걸린 것 같네요?


- 요즘 가요계에 거세게 레트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육중완 밴드의 새 앨범도 같은 선상에 있는 것 같은데요.


육중완: 의도한건 아닙니다(웃음). 얼굴이 레트로라 그런가? 하하. 의상만 바꿨을 뿐인데 그렇게 봐주시더라고요.


강준우: 처음부터 “레트로 음악을 하자”고 계획한 건 아니었고 그저 재미있어서 진행했는데 레트로가 되더라고요. 요즘 가요계를 보면 90년대 세기말 스타일을 많이 하시는데, 저희는 70~80년대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 스타일이라 그 점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곡을 믹스 할 때 70년대 테잎레코더로 각 악기의 소스를 다시 녹음해서 테잎의 질감을 입히고 믹스 마스터링 했어요. 그리고 보통은 마스터링 레벨을 최대한 크게 맞추는데 이번 앨범은 마스터링 볼륨 레벨을 꽉 채우지 않고 듣기에 부담 없는 레벨로 맞췄어요. 그 점이 독특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 레트로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고요.


강준우: 외모부터 준비 했어요. 저는 촌스러운 스타일을 위해 장발로 머리를 길렀고요, 중완 씨는 파마머리를 준비 했습니다. 그리고 청청패션이 이번 스타일링 콘셉트인데 예전 느낌의 옷을 구하기 위해 둘이 동묘시장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옷을 골랐어요. 또 마이마이 카세트, 뮤직비디오를 그 시절의 스타일로 편집하고 화질도 아날로그 하게 만들기 위한 화면 비율을 구사했습니다.


-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혹은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었나요?


육중완: 가사를 쓰면서 예전 선배님들 노래 제목들을 조금씩 인용해서 써봤거든요. 그래서 더 옛스러운 느낌이 났던 것 같아요. 아주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어요.


강준우: 동묘시장에서 바지가 맞는 게 없어서 힘들었어요. 하하. 음악적인 면에서 말하자면, 사운드를 만드는 것에 있어서 항상 채우는 것에만 급급했는데 이번 앨범은 비움의 미학을 배운 것 같습니다.


- 앨범 제목에서도 옛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부산광역시’가 아닌 ‘부산직할시’인데요.


육중완: 그렇죠. ‘부산직할시’였을 때의 향수를 이야기하고 싶었으니까요. 추억이 무궁무진 합니다. 지금도 ‘부산직할시’로 못 다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강준우: 광역시가 되기 전인 직할시의 부산을 그리고 싶었어요. 직할시는 중완 씨의 아이디어였는데 사실 저는 반대 했었거든요(웃음). 그런데 이 제목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록스타뮤직앤라이브

- 두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이라는 것 외에도 앨범의 배경을 ‘부산’으로 설정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육중완: 저희들의 생각하는 가장 진한 향수이지 않을까 합니다. 그걸 담으면 누구보다 잘 표현하고, 공감도 될 것 같았어요.


강준우: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지만, 이번 앨범의 곡 스타일이 부산에서 가수를 꿈꾸며 들었던 음악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또 수록곡 중에 ‘부산직할시 사하구 감천2동’이라는 곡이 있습니다. 감천이 중완 씨의 고향인데 이곡이 어릴 때 친구들을 추억하며 쓴 곡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앨범명을 ‘부산직할시’라고 한 거죠.


- 타이틀곡 ‘낭만과 사랑’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강준우: 낭만과 사랑이 부족한 시대에 여러분들에게 전해드리고 싶은 노래입니다. 세련되고 멋진 것도 좋지만 투박하고 촌스러움 속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게 된 곡이죠.


- 음원을 듣는 팬들, 대중에게 포인트를 하나 꼽아주자면요?


육중완: 그냥 편하게 들어주세요. 가사에서 오는 추억과, 옛스러운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시면 향수에 흠뻑 젖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강준우: 레트로 느낌과 아마추어적인 연주와 사운드에 집중해주셨으면 해요. 연주라인 자체도 쉽지만 약간은 풋풋한 연주기법을 사용했어요. 조금 더 대학가요제 느낌에 다가가려는 시도였죠. 그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 주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아! 약간은 과하다 싶은 코러스도 포인트입니다(웃음).


- 총 4곡을 담았는데요, 그 안에서 사랑, 이별, 우정 등 다양한 내용들이 있습니다.


강준우: 어떤 의미를 가지고 구성한 것은 아닌데 그저 생각나는 대로, 여러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었어요.


육중완: 저희가 의외로(?) 단순 합니다. 하하. ‘어떤 식’이라는 방식을 정해두고 작업하지 않습니다.


-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곡은요?


강준우: 아무래도 ‘낭만과 사랑’이 가장 힘들었어요. 70~80년대 사운드를 내야 하는데, 요즘 음악장비가 너무 좋은 것도 걸림돌이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믹스를 몇 번하고 마스터링몇 번씩 바꾸고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결과물은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하하.


육중완: 저는 사실 힘들었던 곡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느꼈던 냄새를 끄집어내는 거라서 오히려 기대가 되고 흥미로운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 이번 앨범으로 대중에게 건네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강준우: 너무 급하게 가지 말고 조금 천천히 가요.


육중완: 모두가 지친 요즘, 조금이라도 힘이 나고 ‘피식’ 웃을 수 있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싶었어요. 세상의 무게를 몰랐던 그 시절 옛 친구, 연인들을 생각하면서 오늘은 웃어보자고요. 하하.


ⓒ록스타뮤직앤라이브 ⓒ록스타뮤직앤라이브

- 2년 전 장미여관의 해체로 멤버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때와 지금 가장 크게 와 닿는 변화가 있나요?


강준우: 삶과 음악의 즐거움 그리고 음악에만 온전히 집중 할 수 있는 것이 변화라면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육중완: 변화가 많죠. 인지도도 떨어진 것 같고 섭외도 덜 오는 것 같아요. 하하. 가장 큰 변화는 준우 씨가 요즘 음악을 열심히 한다는 것?(웃음)


- 육중완밴드의 정체성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강준우: 이야기! 저희 노래는 이야기입니다.


육중완: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그냥 행복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 음악을 즐겁게 만들고 있기 때문에 조금 진지한 이야기를 해도 더 공감이 가는 게 아닐까요?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음악이요.


- 육중완밴드의 방향성은요?


강준우: 조금 더 육중완밴드 만의 개성과 색갈이 강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세상에 없는 음악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하.


육중완: 세상도 음악도 빠르게, 편하게 변함하고 있잖아요. 그 안에서 아날로그 느낌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함께 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강준우: 너무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날들 보내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건강유의하시고 공연장에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육중완: 파도에 흔들리지 않고 지켜준 너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어떤 것이든 다 내가 책임진다고 글을 썼으니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욕은 오빠가 먹을게! 너희들은 그냥 누워서 음악을 즐겨! 하하.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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